정부가 올해 수출 목표를 3600억달러로 잡았다. 작년 대비 10.4% 늘어난 수치다.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세계 경기나 환율 등 대내외적인 여건이 지난해에 비해 좋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두 자릿수 성장이 갖는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 무역규모 7000억달러, 5년 연속 두 자릿수 수출증가율, 6년 연속 100억달러(170억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흑자의 시현은 흔들리지 않는 우리나라 경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대견스럽다.
특히 올해도 IT산업은 수출 한국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IT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15% 이상 늘어난 1326억달러, 무역수지도 652억달러에 이르러 전체 무역수지 규모의 4배 가까이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IT가 수출에서 양적 성장은 물론이고 질적 성장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왜 IT를 살려야만이 한국 경제가 살아나는가지에 대한 대답인 셈이다. 수출과 함께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떠받쳐야 할 내수는 낮은 경제성장률과 보수적인 투자, 여기에 위축된 소비심리 등으로 지난해보다 더욱 안 좋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나 기업 모두 이 같은 올해 수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만 위기의 한국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올해 수출 전망치만 보면 올 한 해 우리 경제의 흐름이 순탄치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우선 두 자릿수 성장이라고 하지만 예년과는 차이가 있다. 전년 대비 수출증가율이 2004년 31.0%, 2005년 12.0%, 지난해 14.6% 늘어난 데 비해 올해는 예상치가 10.4%에 불과하다. 어느 한 산업이라도 조그마한 차질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목표다. 무늬만 두 자릿수 성장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드는 이유다. 특히 그동안 한국 수출을 견인해온 주력 제품군의 수출성장세 둔화는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반도체의 올해 수출 목표는 작년 대비 10.4% 늘어난 410억달러다. 하지만 지난해 14.6%의 증가율에 비해 4.2%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평판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85.1%의 신장률에 비해 올해는 전년 대비 47.9% 늘어나는 데 그친 197억달러를 수출 목표로 잡고 있다. 수출액이 늘어나는 것에만 만족해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간과한다면 문제다. 오래지 않아 우리나라 수출이 마이너스성장으로 돌아설 수 있음을 알리는 조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해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던 휴대폰이 올해 다시 성장세로 반전할 것이라는 예상은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휴대폰 수출이 상승기류를 탈 수 있도록 현재 위기를 맞고 있는 전문업체들도 다시 수출전선에 나설 수 있게 정부나 금융기관의 강력한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산업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 개발, M&A, 투자 확대 등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 정부 역시 적극적인 환율 대책과 함께 수출은 늘어도 수출기업 수는 줄어드는 양극화를 막도록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한 정책도 적극적으로 발굴, 시행해야만 목표 달성은 물론이고 더욱 내실있는 수출이 이루어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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