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준비하는 7대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지난주 조직개편과 인사를 일제히 마무리했다.
성장이 정체한 국내 통신시장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하듯 △차세대 먹거리 발굴 △글로벌 사업 강화 △실적 중심의 발탁 인사 흐름이 뚜렷했다. KT·SK텔레콤 등 선발 사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조직 안정화에 무게를 둔 반면 하나로텔레콤과 LG데이콤 등 후발 사업자들은 대규모 승진과 교체 등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중점을 뒀다.
◇성장! 성장! 성장!=이번 조직개편의 키워드는 성장이다. 성장 동력은 신규사업과 고객접점 강화, 글로벌로 요약된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성장사업을 책임지는 CGO(Chief Growth Officer)를 자처했다. 신규사업, 성장전략그룹은 물론 이번에 신설한 중국사업부문, 인터넷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COO인 이방형 부사장에게 기존 사업을 맡기고 성장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이다.
이에 앞서 11월 조직개편을 단행한 KT 역시 신사업과 성장사업, 고객 부문을 신설해 이 같은 기조를 분명히 했다. 특히 신사업과 성장사업을 일선 사업부문으로 배치해 현장 영업을 대폭 강화했다.
KTF는 차세대 사업인 3G 중심의 조직으로 완전 탈바꿈했다. 하나로텔레콤은 기업 영업과 하나TV 부문을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LG데이콤은 신규 가정시장 공략을 위해 IPTV, VoIP(인터넷전화) 등에 초첨을 맞춘 컨버전스사업부를 신설했다.
◇조직 흔들기는 없었다=관심을 모았던 CEO 교체는 단 한명도 이뤄지지 않았다. 방통융합에 따른 대외 변수 등 새해 통신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큰 폭의 물갈이보다는 조직 안정화가 더욱 필요했다는 판단이다. CEO 유임은 전체 조직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쳐 대대적인 혁신보다는 착실한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업체들의 최근 조직개편은 일부 인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예측 가능한 내용들이었다”며 “내년 상황이 너무 불확실해 큰 폭의 변화를 이루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중국 사업부문과 인터넷 사업부문, 성장전략그룹을 신설한 것 이외에 큰 변화는 없었다. 인사에도 몇몇 발탁인사를 제외하고는 무난했다는 평가다.
KT도 신규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일부 발탁인사를 했지만 충격적인 내용은 없었다. LG데이콤, 하나로텔레콤 등도 실적에 기반한 발탁인사로 성장 기조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조직과 인사 개편을 마무리했다.
◇교차인사·승진잔치 등 조직 활기에 중점=큰 폭의 조직흔들기는 없었으나 교차인사와 대규모 승진 등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하나로텔레콤은 올해 8명의 내부 인력을 신규 임원으로 발탁,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LG데이콤은 실적이 좋은 팀장급을 지방 지사장으로 발탁하는 등 올해 9명의 임원 승진인사를 내 올해 실적을 보상했다.
KT그룹과 LG통신 그룹은 교차인사로 적당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KT는 표현명 KTF 부사장을 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으로 영입했으며, 한훈 KTF 전무를 전략기획실장으로 발탁했다. LG데이콤은 LG파워콤으로 나갔던 유장근 영업본부장과 박만수 네트워크 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다시 영입했다. 박형일 사업협력담당과 노인호 경영지원담당은 각각 LG전자와 (주)LG에서 영입, 상무로 승진한 케이스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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