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e스포츠 6대 이슈-숱한 화제와 明暗 속 저변 확대 결실

 대한민국 e스포츠호가 ‘2006 스카이 프로리그’ 후기리그 정규시즌을 마감하고 포스트 시즌에 돌입했다. 한 해를 마감하는 막바지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2006년 대한민국 e스포츠는 다소 진부한 표현이지만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한 해를 보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6년 대한민국 e스포츠를 6개의 주요 테마별로 정리해 본다.  ◇ 프로리그 난항 거듭  올 초 스타크래프트 팀 대항전인 프로리그가 전기일정 시작도 전에 파행 위기를 맞으며 불안함을 보였다. 2005시즌을 마치고 차기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지난 3월 온게임넷과 MBC게임 두 방송사와 후원사의 이해 관계가 얽히고 설켜 난항을 거듭한 것. 이러한 사태는 프로리그의 방송 중계권의 배분 문제에서 비롯됐다. 시청률 등을 고려해 협회가 양 방송사에 중계권을 차등 배분할 것을 제안하자 MBC게임이 반발하고 나서 팽팽한 신경전을 치렀다.   이러한 불안한 모습은 후기리그에도 계속됐다. 프로리그 전 경기를 상설 경기장에 치른다는 협회의 방침에 대해 MBC게임이 강하게 거부하고 나선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협회가 MBC게임의 주장을 받아들이며 문제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러한 방송사 간 힘겨루기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CJ가 게임방송 진출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CJ는 현재 슈퍼파이트라는 새로운 형식의 e스포츠 대회를 진행하며 게임방송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협회는 이러한 구조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차기 시즌부터 공개입찰을 통해 주관 방송사를 선정하고 주도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e스포츠에 발전에 기여한 부분이나 시청률 등의 수치를 고려해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 창단 러시와 정식스포츠화   지난 3월 르까프 오즈를 시작으로 MBC 게임 히어로, 온게임넷 스파키즈, 이스트로가 연이어 창단하며 e스포츠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현재 유일하게 후원 팀으로 남아있는 소울도 STX가 창단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기때문에 매각될 위기에 처한 팬택이엑스만 새 보금자리를 찾는다면 명실공히 진정한 프로스포츠의 위용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김신배)는 최근 11개 시·도지부 설립을 골자로 한 2007년도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 11개 시·도지부의 설립은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로 승인받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금년 중에 이 같은 계획을 마무리 짓고 내년 상반기 정도에는 지부·지회 설립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11개 시·도지부의 설립리 마무리 되면 정식 스포츠화는 물론 지방 e스포츠 저변 확대, 각 지자체와 연계한 각종 아마추어 대회 추진의 밑거름이 될 것이란 점에서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 공군 전산특기병 모집  2006년 군 문제로 고민하던 프로게이머들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3월 공군이 한국 e스포츠협회와 프로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전산특기병 모집 및 활용’에 관해 협력키로 한 것이다.    현재 프로게이머 대상 전산특기병들은 일반 장병들의 여가 선용을 위한 e스포츠 관련 동아리 활동에 적극 참가해 병사들의 사기진작에 기여하고 있다. 또 평일 일과 중에는 게임과 유사한 성격의 업무를 수행하고 일과 후 시간과 체육 활동 시간, 휴일 자유시간 등을 활용 해 실전을 연습하고 있어 공군대표로서 선별적으로 e스포츠 대회에 참가시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0차 서바이버 예선에 강도경과 최인규 이병이 참여했다. 현재 공군전산특기병으로 근무하는 프로게이머는 강도경, 최인규, 조형근, 성학승, 임요환 등이 있다.   관계자들은 공군이 전산특기병 소속 팀을 시작으로 ‘상무팀’ 결성까지 지원을 확대해 나갈 지 군당국의 정책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포스트 임요환 논쟁 가열   테란의 황제’가 마침내 입영열차를 올랐다. 임요환은 지난 10월 9일 공군 전산특기병으로 입대했다. 그 동안 수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e스포츠 대표 아이콘의 입대가 기정 사실화되면서 e스포츠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임요환이 없는 e스포츠판에 수많은 팬들이 함께 빠져나갈 경우 e스포츠계가 그야말로 공황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행히 공군의 리그 참여로 이르면 다음 시즌서부터 임요환을 경기장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지만 아직까지는 임요환 만큼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온 대형스타가 없다는 것은 서둘러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홍진호·이윤열 등 인기스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임요환이 갖는 영향력과 상징성을 따라잡기엔 아직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 비 ‘스타크’ 게임리그 활성화  ‘포스트 스타리그’를 꿈꾸며 다양한 종목들이 e스포츠화를 추진한 것도 2006년 두드러진 현상이다. 특히 FPS가 인기 장르로 급부상하면서 ‘스페셜포스’ 리그와 ‘서든어택’ 리그가 흥행에 성공, 차세대 e스포츠 종목으로 주목받았다. 또 ‘테일즈런너 리그’ 등 케이블TV 외에 인터넷방송 등을 활용한 다양한 온라인게임 리그가 출범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이러한 움직임은 하반기에 협회가 종목다변화 소위원회를 결성하면서 더욱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에 편향된 한국 e스포츠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지난 8월 구성된 종목다변화 소위원회는 현재 2007년부터 다른 종목의 정규리그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비 ‘스타크래프트’ 종목의 경우 아직은 방송 시청률이나 관중 동원 능력, 후원사 확보 등 여러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관계자들은 이러한 노력이 한국 e스포츠의 구조적 모순점을 해결하고 2007년 종목 다변화라는 열매를 맺게 될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 빠르게 성장하는 해외 e스포츠   2006년에는 지난 10월 열린 WCG 그랜드파이널 등 굵직굵직한 국제 e스포츠 대회가 많이 열렸다. 하지만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은 WCG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성적뿐 아니다. e스포츠 인프라 또한 다른 국가들에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 e스포츠 시장이 급성장하며 아시아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의 e스포츠를 부러워만 하던 중국이 한국의 시스템을 벤치마킹 해 종주국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e스포츠를 99번째 정식 체육종목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정부차원에서 e스포츠 대회를 지원하려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한국 e스포츠 협회는 국제 e스포츠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지난 9월 국제 e스포츠 포럼을 개최했다. 이 심포지움에는 중국, 미국, 독일, 스웨덴 등 10여개국의 정부 관계자, 대회 주관사, 미디어 등이 참여했다. 심포지움에 참석한 대부분의 해외 관계자들은 대한민국 e스포츠의 인프라를 칭찬하면서도 미래에 국제e스포츠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시사해 국내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김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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