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소프트웨어(SW) 개발 프로젝트가 갈수록 대형화되면서 사실상 대기업들의 텃밭으로 전락한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연도별 공공기관 SW수요 예보 조사를 분석한 결과, 금액 기준으로 10억원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가 전체의 75%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억∼10억원 미만은 7%, 5억∼7억원 미만은 2%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의 경우 대기업이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사실상 중소SW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SW업체들의 경우 대기업 참여가 제한되는 5억원 이하의 프로젝트마저 업체간 출혈경쟁을 일삼고 있어 이들 기업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대형화=우선, 공공SW사업의 대형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 발주 프로젝트중 수주 금액 기준으로 10억원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는 전체의 75%에 달한다. 7∼10억원 미만은 7%, 7∼5억원 미만은 2%로 나타났다. 현재 기준으로 대기업 참여가 제한되는 5억원 미만의 사업은 16%를 차지했다.
금액별로 2007년 수요예보를 포함한 최근 4년간 5억원 이상 사업예산은 총 2조 5062억 6700만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5억원 미만 사업금액은 총 4894억 8500만원에 불과했다. 이 이간 동안 5억원 미만의 수요예산 총합산액이 2004년 한해 5억원 이상 사업의 수요예산과 비슷하다는 결론이다.
이와 함께 개별 사업규모도 커지고 있다. 10억원 이상의 사업은 지난해 118건, 올해 109건에 머물던 것이 내년에는 163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발주금액도 대형화돼 2004년 건당 0.97억원에 달하던 금액이 2005년도에는 건당 1.34억원으로 커졌다.
◇빈익빈 부익부 심화되나= 현재 5억원 미만의 공공SW개발 프로젝트에는 대기업 참여를 제한, 이 분야만큼은 중소SW간 경쟁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SW업체가 5억원 이상의 프로젝트에서 대기업과 수주경쟁을 벌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종우 네오드림스 사장은 “중소기업이 5억원 이상 규모의 사업에서 대기업과 수주경쟁을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의 수주기회는 사실상 없다”며 “1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예로들면 우선 발주자가 사업 자체를 중소업체에 맡기지 않고, 제안과정에서도 경험과 인력을 보유한 대기업을 따라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사전에 발주정보를 획득한 중소SW기업이라도 대기업을 끼고 사업에 뛰어드는 형국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올해 조달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0억 원 이상의 공공SW개발사업에서 중소기업 수주건수는 지난 4년을 통틀어 36건에 불과했다.
결국 5억원 이상의 대규모 시장은 대기업이 수주하고 5억원 미만의 프로젝트를 두고 6200여 개 중소SW업체가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주실적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수주건수별로 대기업 110개사의 평균 수주건수는 4.5건인데 반해 6200개 중소기업 평균 수주건수는 0.8건에 불과했다. 또 대기업 종사자 1인당 연평균매출이 2억 원을 넘는 반면 중소SW업체의 인당 연평균 매출은 4200만원에 불과하다.
◇공공사업 중소기업 참여 높여야= 공공분야에서 중소업체 수주확대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중소SW업체는 입을 모은다. 대기업입찰참여제한금액을 상향조정해 중소기업의 수주를 확대해야 하도급의 감소와 중소기업의 주계약자 참여로 자생력 있는 중소SW시장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당장 내년 수요예보를 기준으로 현행 5억원 미만의 대기업 참여제한 금액을 10억원으로 상향할 경우 중소기업은 830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업계는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830억원이라는 금액은 대기업 예산으로 볼 때는 전체의 3%정도가 줄어드는 데 불과하지만 중소업체에는 5억원 미만 전체 예산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라며 “대기업과 달리 내부거래가 없는 중소SW업체들은 공공시장의 수주를 확대해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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