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LPL)는 올해 대형 TV패널 판매부진·판가하락 등으로 창사 이래 최악인 1조원대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새 사령탑으로 내정된 권영수 사장의 등장 배경이다.
권 사장은 LG전자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로 활약하며, 올해 환율·판가하락으로 고전한 LG전자의 수익경영 기조를 주도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LG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재무와 M&A 전문가로 손꼽히는 권 사장이 대규모 설비투자와 생산확대를 축으로 하는 대표적인 장치산업인 LPL을 어떻게 수익과 내실 중심으로 탈바꿈시킬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권 사장은 LG전자에서 이미 구사한, 제조원가와 비용 절감 등 재무적 관점의 ‘짠돌이 경영’을 본격화하는 한편 생산성 확대를 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지난 10월 TV·중소형·IT의 3개 사업부로 개편된 조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사에서 하현회 중소형사업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4명의 임원 내정 등 승진 인사가 소폭에 그친 것은 이를 반영하고 있다.
현재 투자 시기가 보류된 5.5세대 투자 일정도 철저한 수요예측을 중심으로 새롭게 조율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5.5세대가 겨냥하는 모니터와 노트북PC 패널 시장 환경에 대한 분석이 원점에서 다시 검토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무통인 권 사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증자 등 재원조달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져 차일피일 미루던 차세대 투자가 의외로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PL이 조만간 1조원대 증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후식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당장 수익경영을 강화하더라도 내년 상반기 계절적 비수기에다 심각한 LCD 패널 공급과잉이 예상되는만큼 흑자 전환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새로운 경영진이 철저한 수요예측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지속하면 하반기 흑자전환과 함께 연간 1000억∼3000억원의 영업이익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분 매각을 공식화한 필립스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권 사장은 지난 99년 LG전자 M&A추진 태스크팀장을 맡으며, 필립스전자와 LPL 합작을 주도한 M&A 전문가라는 점에서 이 문제에서도 적임자로 꼽힌다.
권 사장은 지분 정리 이후에도 필립스와 우호적인 관계를 정립하는 한편 필립스를 대신할 강력한 파트너를 물색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지난 99년 설립부터 구본준 부회장이 이끌어온 LPL의 오너십 경영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처음 바뀐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수익경영을 향한 성과를 중심으로 한 책임경영 분위기가 더욱 고조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석사과정을 밟은 권 사장은 LG미주법인부장·CD플레이어사업부장 등을 거쳐 지난 99년부터 2006년까지 LG전자 재경팀장·재경담당부사장·재경담당부문장(CFO) 등으로 활약해온 재무 전문가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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