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거래 정부대책 최대 걸림돌은 `대포통장`

 문화관광부가 양성화(규제 포함)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온라인게임 아이템 거래 문제 해결방안과 관련, 이른바 ‘대포통장’이 최대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템 거래 계좌로 대포통장이 널리 악용되면서 아이템 현금 거래를 불법화하더라도 당사자 검거나 세금 추징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각종 사기범죄로 인한 피해자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수백만원씩 은밀히 거래=최근 서울 서부경찰서는 인기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아이템 구매 의사를 가진 사람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2년간 372명에게서 1억4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정 모씨(27)를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정 모씨가 피해자들에게서 금액을 전달받은 계좌가 바로 대포통장이며 이런 통장은 온라인에서 하루에도 수십개에서 수백개까지 고가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대포통장 거래는 최근 연말연시 분위기를 틈타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e메일·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다.

 14일 현재 국내 최대 포털인 모 사이트의 검색창에 ‘대포통장’이라고 입력하면 ○○기획· XX신용센터 등의 이름을 단 판매업자 카페가 수십곳 등장하고 있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 업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통상 10만원 내외로 팔리는데 물량이 달리고 구매자가 몰릴 경우 수백만원까지 호가가 오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아이템 중개사이트 100% 안전’ 빈말=국내 아이템 거래 시장에서 사실상 독과점적 지배력을 누리고 있는 아이템베이·아이템매니아 등의 업체들은 항상 ‘거래시스템 100% 안전’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아이템 현금거래사이트가 오히려 대포통장 사기범죄 확산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네티즌의 주장이 더 설득력을 지닌다.

 사이트 내부에서 돈 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구속된 정씨처럼 중개사이트에 구매자로 올라와 있는 사람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대포통장으로 송금받는 사기범죄에는 사실상 무방비로 뚫려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대포통장 근절과 아이템 거래 합법화를 같은 축에=대포통장은 사실상 은행 영업장에서 손쉽게 만들어진다.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도 만드는 것 자체에 대해 뾰족한 차단 수단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다만 새로 시행된 주민등록법상 주민등록번호의 단순 도용 시에도 처벌을 받게 되는 등 적발 시 제재는 가능하게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대포통장으로 송금되는 것 자체를 차단하는 법적 장치 마련과 은행 측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문화부도 이와 같은 방향에서 아이템 거래에 대한 정부 방침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각종 사회 현상과의 연관성이 크므로 아이템 거래와 관련해 종합적인 정부 대책 수립이 필수적”이라며 “최선을 다해 대책을 마련 중인만큼 곧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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