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의 때늦은(?) 고객 가치 혁신

통신업체들이 내년 시장을 주도할 화두로 ‘고객 가치 혁신’을 잇따라 선언했다. 이미 고객경영이 자리잡은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하면 때늦은 화두로 비쳐지지만 가입자가 포화한 통신시장의 새 가치 창출이 기존 고객으로 좁혀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업의 중심도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보다는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구현하는 쪽으로 모아지는 추세다.

11일 전직원을 대상으로 25주년 기념식을 가진 남중수 KT 사장은 ‘고객 가치 혁신’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고객의 꿈과 행복을 실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 남 사장은 최근 인사개편에서도 고객밀착형 조직으로의 이행을 위해 고객 부문을 신설하기도 했다.

남 사장은 “고객이 감동하는 새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새로운 좌표가 돼야 할 것”이라며 “KT가 처한 어려움도 이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진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이 내건 내년 화두도 ‘고객 가치 창출’이다. 고객이 기대하는 이상의 실속있고 편리한 서비스로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영업 현장의 문화와 소매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빠지지 않는 고객 만족 메뉴다. 후발주자임에도 신규 시장 점유율 53%를 기록 중인 부산대역점과 해피콜을 통해 대외민원 0건을 기록 중인 전주지점의 박수봉 상담사 등은 LG텔레콤의 고객감동 경영의 대표 사례다. LG텔레콤이 가입자 점유율은 17.8%인데 비해 올 한해 휴대전화 가입자 순증 점유율의 28%를 차지한 비결도 고객감동 경영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7월 기간통신사업자로 전환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도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내 최대 MSO인 티브로드(대표 진헌진)로 최근 티브로드 수원방송, ABC방송, 한빛방송의 사전서비스(Before Service) 조직을 발족시켰다. 사전 서비스 조직은 고객이 찾기 전에 방문, 고객불만, 서비스품질, 설치 시설의 점검 등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사전서비스 조직을 가동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지역밀착형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시도다. 이상윤 티브로드ABC방송 사장은 “업계 1위에 걸맞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서비스 품질 향상, 가입자망 안정화에 따른 고객민원 감소, 이미지 제고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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