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게임의 법칙]그 10%를 버릴 순 없을까

 올해 게임 산업계는 유난히 사건· 사고가 많았다. 계정도용 사건에다 ‘바다이야기’사태에 이르기까지 하루가 멀다할 만큼 궂은일이 터져 나왔다. 어찌보면 성장통이라 할 수 있겠으나 좀 다른 시각으로 보면 그만큼 산업이 자리매김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는 증거다.그렇다. 덩치만 커졌다고 사회로부터 어른 대우를 받는 게 아니다. 그에 상응하는 역할과 의무는 물론, 높은 도덕성을 갖춰야 어른 대우를 받을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제도권으로부터 ‘왕따’를 당할 수 밖에 없고 온당한 대우도 기대할 수 없다.   다행스러운 일은  주요 게임업체들이 대 사회로 눈을 돌려 활발한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들어서는 사내 동아리들의 대민 활동도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아주 작은 몸짓이며, 보잘 것  없는 불꽂이지만 그들의 움직임이 훗날 산업에 대한 이미지 제고는 물론 기업 문화 창달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 나가서는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고 게임으로 인한 사회적 병리현상을 치유하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 게임계도 이젠 그런 역할을 맡아할 때가 됐다.  그러나 더 근원적인 처방전은 너무 흥행 지상주의에 빠져들지 말라는 것이다. 이윤을 남기고 살을 찌워 경쟁에서 살아 남야한다는 절체절명의 기업 명제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하지만 이윤을 남기는 것만큼  사회에 되돌리는 길은 흥행못지않게 예술성 높은 작품을 완성하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그 모든 작품을 예술성에 초점을 맞춰 완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 열의 하나쯤은 흥행과는 무관한 작품을 만들어 선보일 순 없을까. 예를 들어 초등학생들을 위한 교육용 게임을 만든다고 자신들의 명성에 흠이 될까. 적어도 메이저라 불리는 기업들이 매년 한 작품씩 이런 게임을 만들거나 투자한다면 게임산업에 대한 평가는 분명 달리 나올 것이다.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프랑스 영화의 힘은 몇개 작품에서 비롯된다. 그 것은 무수한 상업 영화를 쏟아내고 있지만 작품성 있는 영화제작 또한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않지 않았다면 프랑스는 아마도 쓰레기 영화 문화를 양산하는 전형적인 국가로 불렸을 게 뻔하다.산업을 지탱하고 떠받쳐 주는 힘은 이처럼 10%의 손해를 감수하고 이윤을 사회에 되돌려 주려는 노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한때 국내 최대의 모 그룹이 영화사업에 뛰어든적이 있었다. 그들은 명성에 걸맞은 예술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인해 만든 영화마다 참패를 거듭했다. 그때 필자는 열작품 가운데 한 작품만 기억해도 그 그룹 브랜드는 산다며 예술성 못지않게 상업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이후 나온 작품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쉬리’였다.그렇다. 너무 한쪽으로는 쏠리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특히 상업성과 작품성은 산업을 아우르는 양축의 기둥이다. 그런 균형을 잡는 노력이 큰형이 할 몫이며 어른으로써의 대우를 받는 길이다. 지금 게임산업은 거둬들이기보다는 버릴때라고 본다. 그렇다면 10% 정도의 이윤은 사회에 되돌려줄 순 없을까. 그런 바람이 헛된게 아니었음 싶다.  

모인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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