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매력에 푹 빠져산다” 열정 과시“록이 좋아서, 음악이 좋아서 막연히 밴드를 만들었어요. 열심히 연습해 홍대클럽에서 공연도 많이 했죠. 음반도 냈고요. 하지만 평생 배고픈 생활을 할 수는 없었기에 고민 끝에 게임 개발사로 눈을 돌렸습니다.”위메이드의 류기덕(34) 개발이사는 해비메탈 뮤지션 출신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머리를 허리까지 기르고 헤드뱅잉하며 울부짖었던 과거를 꺼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법 하지만, 그는 별다른 표정없이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 록에 바친 뜨거운 젊음어느 나라나 대중 음악에서 록은 한 장르를 차지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대중적 인기를 잃은 지 오래됐다. 특히 마니아 음악인 헤비메탈이라면 두 말할 것도 없다. 류 이사는 헤비메탈 마니아였다. PC통신 하이텔에서 헤비메탈 동호회 시삽까지 지내면서 뜨거운 젊음을 음악에 바쳤다.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94년엔 모던 록을 부르짖으며 ‘언니네 이발관’을 결성한 것도 오로지 열정 하나로 가능했다. 그는 전문적으로 음악을 배운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베이스 기타를 들고 손가락에 피가 나도록 연습을 반복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언니네 이발관’은 당시 유행했던 홍대앞 라이브 무대를 휩쓸며 찬사를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즐겁고 행복한 나날이었으나 배고픈 것 만큼은 참기 어려웠단다. 아무리 유명한 밴드라도 궁핍한 생활을 하기는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 생활고 감당 못해 취직 결정 생활고를 감당하기 힘들었던 그는 굳은 결심을 하고 전공을 살려 직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에도 탁월한 감각이 있었기에 금새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기타는 결코 손에서 놓지 못했다. 낮에는 평범하게 근무하고 밤에는 연습실과 무대에 서며 꿈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꿈과 현실의 경계에 선 그는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만 했고 결국 현실을 택했다. “무척 힘들었습니다. 낮에는 평범하게 일하고 퇴근해서 연습실에 달려가 밤새도록 노래하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웠어요. 우여곡절 끝에 1집은 냈지만 이렇게 계속 살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결국 그는 기타 줄을 눈물로 끊어야 했다. 언니네 이발관 1집 ‘비둘기는 하늘의 쥐’를 뒤로 하고 KRG소프트에 입사했다. 이 회사에서 그래픽을 담당하며 화려했던 과거는 가슴에 묻었다. 다만 음악에 대한 애착이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단다. 자신의 작품에 사운드 만큼은 직접 챙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사운드만큼은 챙기고 싶다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고, 작품의 전체적인 것을 조율하는 자리로 올라왔지만 게임 음악에 대해서는 자신이 직접 간여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오픈베타테스트를 눈앞에 두고 있는 ‘창천’의 사운드도 퀄리티를 대폭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오로지 음악 외에 다른 것은 관심없는 것도 아니다. 게임도 좋아서 10년 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프라모델’ 조립과 ‘피규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위메이드 내에 프라모델 동호회도 만들어 회사의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은 것도 바로 그다. “게임 개발은 힘들죠. 하지만 자기가 상상했던 것을 구현해 나가고, 오픈했을 때 유저들의 반응을 접하면 강한 희열을 느낍니다. 자신이 만든 작품이 실제 온라인에서 돌아가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죠. 그런 매력은 다른 어떤 것에서도 찾아 볼 수 없을 걸요. 하하하.”류 이사는 웃음 속에 새로운 꿈이 그의 가슴속에 자리했음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류기덕 이사가 걸어온길>1973년 서울태생1993년 하이텔 헤비메탈 동호회 시삽1994년 록 그룹 ‘언니네 이발관’ 결성1995년 파라다임 입사 (CG 애니메이터)1996년 이오리스 입사 (게임 그래픽팀 주임)1996년 언니네 이발관 1집 ‘비둘기는 하늘의 쥐’ 발매1998년 KRG 소프트 입사. ‘드로이얀 넥스트’, ‘드로이얀2’ 등 개발1999년 게임 그래픽 프리랜서 활동2000년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입사. ‘미르의 전설’ 시리즈 개발2006년 현재 개발1본부 개발이사로 재직 중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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