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강호 온라인’과 ‘영웅’ 이후 조용했던 엠게임이 마침내 직접 만든 MMORPG를 들고 나타났다. 무협 장르에서 강세를 보인 엠게임이지만 이번만큼은 가상의 팬터지 세계를 구축했다. 일일이 직접 그려 만든 배경 그래픽의 섬세함으로 무장한 ‘홀릭’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클로즈베타테스트(클베)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보면 많은 고민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홀릭’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그래픽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스텔톤으로 부드럽게 연출해 환상의 세계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기존의 작품들과 비교하면 색감이 흐릿해 보여 자칫 쉽게 넘어갈 수 있으나 다시 한번 자세히 뜯어 보면 장인 정신까지 느낄 수 있다. # 한폭의 그림같은 장인정신 돋보여 온라인게임과 콘솔을 막론하고 배경 처리에 많은 손이 가해지는 경우는 드물다. 그야말로 게임의 배경이기 때문이다. 플레이를 위한 장소일 뿐이며 특히나 MMORPG는 캐릭터와 몬스터, 기타 특정 구조물에 집중되는게 보통이다. 레이싱게임인 ‘그란투리스모’ 정도가 그래픽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경우이며, 최근 타이틀들이 차세대 게임기의 성능에 발맞추기 위해 배경에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그런데 ‘홀릭’은 배경을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각도만 바꿔 여러 가지 구조물을 다르게 보이는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마을의 한 집을 살펴보자. 가까이 접근해도 벽과 현관문의 비주얼이 그림처럼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 자세히 보면 하나의 색이 아니라 여러 개의 색이 덧칠돼 있는 것도 눈치챌 수 있다. 맵을 만들기 위해 한 장의 타일로 카피하는 기술은 여기선 전혀 보이질 않는다. 집마다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색과 묘사도 달라진다. 이것은 엄청난 수작업을 요구한다. 게임 개발에 있어 가장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되는 부분이 바로 그래픽인데 이보다 더 차원 높은 그래픽을 추구하는 것이다. 배경 뿐만 아니라 몬스터의 디테일도 수준이 매우 높아 기존처럼의 뭉그러진 형태는 보이질 않는다. 그래픽만 놓고 보면 ‘홀릭’은 장인 정신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자유로운 클래스 성장 시스템 또 이 작품은 클래스를 보다 자유롭게 선택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시켰다. 클래스는 MMORPG에서 직업을 의미하는데 한 명의 유저는 하나의 클래스만 선택하고 플레이할 수 있다. 자신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이를 진화시킨 것이 ‘그라나도 에스파다’이다. 유저는 한명이지만 컨트롤할 수 있는 캐릭터는 여러 개가 되도록 만들어 이슈가 됐었다. 그런데 ‘홀릭’은 또 다르다. 아예 클래스를 변신 기술로 완전히 바꿀 수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다른 클래스의 스킬과 특성이 절실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홀릭’에선 변신을 통해 그 자리에서 완전히 다른 직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유저가 굳이 계정을 여러 개 소지하면서 클래스 마다 처음부터 다시 육성할 필요가 전혀 없게 된다. # 타격감 빈약해 개선 시급 현재 ‘홀릭’에서 가장 절실한 부분은 MMORPG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타격감이다. 몬스터를 사냥하기 위해 데미지를 주면 허공을 때리는 기분이 드는데 버그로 인해 몬스터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멀리 순간이동해 버리기도 한다. 클베가 버그와 각종 문제점을 잡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지만 이미 마케팅의 도구로 전락한지 오래이며, 최소한 MMORPG의 기본인 타격감만은 제대로 구현된 상태에서 클베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가장 어렵고 중요한 타격감이 클베에서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면 앞으로 적지 않은 고민을 안고 간다는 의미다. 또 맵이 다소 좁고 정해진 구역과 길이 극명하게 구분돼 있어 이해하기 힘들다. 맵이 좁다면 계속 확장해 넓혀 나가면 그만이지만 사냥을 할 수 있는 구역과 캐릭터가 왕래하는 길이 한정돼 있으면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 여기에 유저가 레벨을 올리기 위해 자리를 독점하기 시작하면 자리 싸움이 끊이질 않게 된다. 몬스터가 한 마리라도 나타나면 우르르 몰려가 서로 잡겠다고 아우성 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PVP로 이어지기가 일쑤다. 이같은 모습은 마을에서 벗어나 멀리 나갈수록 더욱 짙어진다. 차별화되는 지형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느나 실제 유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제한하면 마땅히 갈 곳이 없어질 뿐이다. ‘홀릭’은 기존의 큰 틀에서 혁신을 하기 위해 만든 게임이 아니다. 작은 변화와 꾸준한 노력으로 ‘다른 게임’이 되기 위해 착실히 개발되고 있는 작품이다. 이는 맵 이동을 위해 마련된 ‘대포’를 보면 알 수 있다. 원거리를 지루하게 뛰어가지 않아도 인간 대포가 되어 단숨에 날아가는 것이다. 새를 타거나 직접 날개를 달고 날아가는 것과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하지만 앞으로 갈길이 너무 멀다. 뚜렷한 차별화나 개성에 너무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개발자라면 누구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참신한 작품을 만들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인 국내 유저들의 정사를 감안한다면 현재 ‘홀릭’이 추구하는 방향은 마니아이거나 아니면 어중간한 위치가 아닐까 싶다.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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