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외산 가전업체들이 내년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고삐를 죈다. 단순히 본사에서 생산된 제품을 그대로 가져다 판매하는 소극적인 전략에서 탈피, 한국 프리미엄급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제품을 별도 주문, 수입하는 형태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월풀·일렉트로룩스·밀레 등은 오랜 전통 속에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으나 한국 시장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 양강 구도 속에 5% 안팎의 미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한국 소비자들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유럽·미국처럼 프리미엄급 소비층이 형성되면서 이들 가전기업들이 고가 틈새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월풀·밀레 등 유명 가전 기업들이 한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보다 적극적으로 본사에 주문, 국내에 공급하려는 움직임이다.
월풀 제품을 국내 수입·공급하는 일렉트롬(대표 윤한영)은 내년 1∼2월경 수입 가전업체 중 최초로 13㎏ 용량의 드럼 세탁기를 국내 공급한다. 이 제품은 월풀이 해외에서 3∼4년 전부터 판매해온 제품을 한국 시장에 맞게 변형해 국내에 들여오는 것이다. 이 회사 강문희 이사는 “그동안 국내에 공급중인 외산 드럼 세탁기는 해외 사용자들의 취향에 맞게 5∼6㎏급이 주류를 이뤘으나 국내 소비자들이 10㎏ 이상의 대용량을 선호하면서 월풀도 대형 세탁기를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밀레코리아(대표 안규문)도 기존 5㎏급 드럼 세탁기 외에 내년초 7∼8㎏ 제품을 국내에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소형 가전·주방용품 전문기업들도 제품 라인업 다양화를 중심으로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대표 박갑정)는 프리미엄급 제품인 ‘노바라인’을 1∼2개월 내 선보이고 내년에 청소기·무선주전자 등 전 제품군에 걸쳐 신제품을 추가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테팔을 국내 공급하는 그룹세브코리아(대표 자비에 데무띠에)도 내년에 명품 주방용품 브랜드인 로벤타와 라고스티나 제품을 추가로 들여온다.
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은 “수입 가전 기업들은 내년에 삼성·LG와 정면 대응하지 않고 프리미엄급 시장에서 한국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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