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설계전문(팹리스)업체들이 중복투자 방지와 체계적인 산업구조 정착을 위해 공동출자 회사를 설립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아로직과 티엘아이를 비롯한 주요 팹리스 업체 12개사의 대표가 회동을 갖고 시스템온칩(SoC) 개발 로드맵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업체를 함께 설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직 투자 규모와 사업모델·투자방식 등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팹리스 업체들이 효율적인 산업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이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익명을 요구한 팹리스업계 한 관계자는 “공동출자회사는 팹리스업체들이 SoC 개발 로드맵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업체별로 개발 역할을 분담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초기에는 정보공유의 범위 등을 놓고 혼란이 있을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팹리스업계는 물론이고 세트업계에 발전적인 계기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팹리스가 성장통을 극복하고 튼튼한 기반을 가진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간 협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산업의 규모가 작고 업체 간 이해관계가 얽혀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번 회동에서 팹리스업계 CEO들은 공동출자 회사의 역할모델과 관련해 △시스템 로드맵을 팹리스 업체들과 공유하고 팹리스 업체는 그 로드맵에 따라 시스템반도체 로드맵을 작성할 수 있는 기반 조성 △소규모 기업이 개발해야 할 분야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를 나누는 역할 분담을 통한 중복 개발 및 과열 경쟁 방지 등을 제안했다.
황기수 코아로직 사장은 “같은 분야에서 서로 경쟁만 하다 보면 산업이 성장하기 전에 스스로 산업을 와해시킬 수 있으며, 그동안 이 같은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며 “현재의 시스템이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기에 부족하다면 우리 손으로 직접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결심해 이 같은 논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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