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가을로’는 사고로 연인을 잃은 한남자의 이야기이다. 우리에겐 너무도 기억하기 싫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비극적인 사고 만큼이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 현대사의 영원한 비극을 처음으로 영화화했다는 것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이 영화는 어쩌면 잊고 싶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면서 가슴 속 깊이 숨겨져 있는 슬픔을 이끌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현우. 오랜 연인이었던 민주를 낯선 아파트로 초대한다. 의아해 하는 민주, 그때 울리는 벨소리 그리고 장미꽃다발을 들고 있는 현우. “사랑한다. 영원히 지켜줄게. 나랑 결혼해줄래?” 수줍은 그의 청혼에 민주는 행복해한다.
그러나 햇살이 유난히 강하던 봄날. 결혼 준비를 위해 쇼핑을 함께 하기로 한 두 사람. 갑자기 급한 일이 생긴 현우는 혼자 가기 싫어하는 민주를 억지로 백화점으로 보낸다. 급하게 일을 마친 후 허둥지둥 달려가던 현우. 횡단보도를 건너 민주가 기다리는 백화점으로 가려는 찰나…. “쿵!” 거대한 건물 두 채가 완전히 무너져 내린다. 거짓말처럼….
그리고 10년. 생의 유일한 사랑이었던 민주를 잃어버린 상실감과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 자신이라는 죄책감 속에서 괴로워하는 현우. 시간이 흘러도 가슴 깊은 아픔은 아물지 않는다.
웃음이 맑은 청년이었던 그는 이제 웃음을 잃어버린 냉정한 검사가 되어있다. 맡고 있던 사건이 여론의 도마에 올려지면서 검찰청에서는 그에게 책임을 물어 단기간의 휴직처분을 내린다. 그리고 그때 한 권의 노트가 현우에게 배달된다. 겉표지에 쓰여있는 ‘민주와 현우의 신혼여행’이라는 글씨. 십 년 전 민주가 현우를 위해 준비한 특별한 선물이었다.
하늘이 깊어지고, 단풍이 깃들고, 낙엽지듯, 가을이 사랑을 물들이는 순간. 민주를 느끼며, 지울 수 없는 사랑으로 여행을 떠난 현우. 그러나 노트에 적힌 여행코스마다 마주치는 한 여자가 있다.
감독 : 김대승 출연 :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 장르 :멜로, 애정 국내등급 : 15세 관람가 개봉일 : 10월 26일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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