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부에 산재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통합·관리하는 데이터 통합(DI:Data Integraion)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떠올랐다.
대부분 기업이 그동안 데이터웨어하우스(DW), 고객관계관리(CRM) 등 인프라 구축에 주력했지만 아직 내부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는 미흡한 게 사실이다. 특히 효율적인 기업 내부 데이터 활용이 기업 경쟁력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데이터 통합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데이터 추출·가공·적재뿐만 아니라 메타데이터 관리 등 데이터 흐름의 전 과정을 시스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장순열 한국IDC 수석연구원은 “최근 2∼3년 데이터 통합에 대한 요구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복잡한 환경으로 구성될수록 데이터 통합은 더욱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DI는 시스템의 근간=최근 CRM을 재구축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불과 3∼4년 전 대규모의 투자를 통해 CRM을 구축했던 기업들이 다시 시스템 재구축을 고민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효율적인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CRM을 통해 산출된 데이터 품질이 낮기 때문이다. 인프라 구축에만 주력했고 그 근간이 되는 데이터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데이터 통합이 급부상한 주요인이다.
데이터 통합은 데이터 품질관리, 데이터 추출 및 가공·적재(ETL), 메타데이터 관리 등을 포괄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도 DW나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등의 시스템 구축의 한 부분 요소로 인식되고는 있지만 최근 들어 ‘데이터 통합’이란 자체 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
김광식 한국IBM 본부장은 “데이터 통합을 통해 아직 DW에 들어가 있지 않은 최신 정보까지 보고받을 수 있다”면서 “시스템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간이 되는 데이터의 총체적인 통합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커지는 시장=데이터 통합은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삼성증권·현대해상화재보험이 이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으며, 신동아화재·동부화재·삼성카드 등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했거나 준비중이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등 제조업종의 대기업들도 관심을 기울여 데이터통합 수요가 전 업종으로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관련 업계는 지난해 데이터통합 시장 규모가 130억여원(라이선스료 기준)이었지만 올해는 이보다 커져 최대 15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다 컨설팅 등 각종 서비스 비용을 포함하면 1000억원대가 넘는 시장이다.
세계 시장도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한국IDC 자료에 따르면 2004년 15억7000만달러였던 시장이 지난해에는 17억4700만달러로 11.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도 이 정도 수준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화 솔루션이 경쟁력=데이터 통합이 이슈로 자리잡으면서 관련 솔루션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이전만 해도 수작업으로 데이터 관리를 했던 기업들이 전사적으로 데이터를 체계화할 수 있는 자동화된 툴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전만 해도 데이터 품질관리, 데이터 추출 및 가공·적재(ETL), 메타데이터 관리 등의 개별 툴 도입에만 관심을 기울였던 것과는 달리 통합 측면의 접근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솔루션 업체도 포인트 솔루션만으로 영업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이제는 통합이라는 큰 틀에서 영업을 시도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한국IBM·한국인포매티카·비즈니스오브젝트코리아·SAS코리아 등 다국적 기업과 위세아이텍·IDS·아이티플러스 등의 국산업체가 이 시장에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정인호 한국인포매티카 상무는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데이터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 통합은 필수적”이라면서 “공급업체들도 통합의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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