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무역 프론티어를 찾아서](3)대우일렉트로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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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가전시장의 다크호스로 LG, 삼성을 바짝 추격했던 대우일렉트로닉스(대표 이승창). 90년대말 IMF, 대우사태 등의 잇따른 악재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채권단이 인도 비디오콘사와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24일 채권단이 첫 실사작업을 나온 마포 대우일렉트로닉스 사무실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된 분위기다. 하지만 사무실 곳곳에서 EDI를 통한 수출업무 만큼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쉼없이 이뤄지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96년부터 KTNET EDI서비스를 도입해 외환, 통관, 물류 등 전 수출업무에 전자무역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지난해 매출은 2조1500억원 가량. 이 가운데 80%인 1조7000억원이 수출로 거둬들인 것인 만큼 EDI는 대우일렉에 없어서는 안될 수출전용 고속도로와도 같다.

외환EDI 업무를 맡고 있는 변영섭 외환팀장은 “과거 수입파트에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선적서를 들고 은행에 가서 개설 영수증을 받아오는 것이 주업무 가운데 하나였다”며 “EDI가 도입되면서 팩스, 전화, 수작업으로 했던 모든 작업이 시스템화돼 업무 효율성은 물론 정확도도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신용장개설신청, 구매확인서 신청, 수출입신고의뢰 등 40종의 EDI 문서를 사용하고 있으며 사용량이 월 1만건을 넘어서고 있다. 상시적으로 EDI를 사용하는 수출 전담직원 200명을 비롯해 4000여 전직원 모두가 조금씩이나마 EDI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어 EDI는 이미 대우일렉트로닉스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이 됐다. 연간 EDI 사용에 지불하는 비용도 8000만원에 이른다.

효과는 투입비용을 훨씬 넘어섰다. 전체 EDI 수출업무 비중의 10%를 차지하는 선적요청 업무의 경우 1건당 업무처리 시간이 과거 22분에서 6분으로 단축되는 등 연간 7500만원에 이르는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이를 전체 업무로 확대하면 해마다 10억원에 가까운 비용절감 효과를 보고 있는 셈으로 최소 10배의 가시적인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2000년 21명이 하던 외환팀 업무는 현재 8명이 꾸려가고 있다. 과거 물류지원팀도 60명을 헤아렸으나 지난해 10월 물류 전문기업으로 분사한 디이로지스 직원들은 35명에 불과하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EDI가 없었다면 대우사태의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수출업무 부담을 해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론까지 가능하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앞으로 EDI 확대 적용과 업그레이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올해 말 비디오콘으로의 매각절차가 완료되면 전자무역에 대한 투자여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환팀 주태경과장은 “그동안 고치고 싶고, 새롭게 추가하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부분적인 수술만 해왔다”며 “현재 인터넷기반 EDI를 호환성이 뛰어난 XML/EDI기반으로 바꾸는 작업을 우선 추진하는 등 지속적인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 팀장은 “전자무역의 필요성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미래에 앞서 나가려는 기업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전자무역을 통한 페이퍼리스를 실현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