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자 新 유통여지도](2)­서울 강서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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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지역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전자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목동·발산동 등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금천구·관악구 등 서민과 지방 자취생이 많은 지역에서는 염가형 가전제품이 인기다. 신혼부부, 맞벌이 가구가 많고, 지방에서 상경한 학생과 젊은 직장인이 유난히 많은 것도 특징이다. 소비력이 왕성한 중산층과 실속파인 서민층이 뒤섞여 가구당 가전 소비금액이 서울지역 평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크고 작은 재개발 호재가 잇따르는데다 지하철 5호선·9호선 공사도 한창이어서 향후 2∼3년간 폭발적인 가전 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가전유통업계도 이 때문에 대규모 ‘모델숍’을 오픈하는 등 급성장하는 전자상권 주도권 잡기 경쟁이 뜨겁다.

 ◇프리미엄·염가시장 혼재=강서지역 전자제품 소비는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중산층이 몰려있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경우 디지털TV, 드럼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강서 최대 부촌 목동,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이어지는 등촌동, 가양동, 발산동 등이 대표적이다. 대방·노량진 등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동작구도 준고급형과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반면에 단독 다가구가 몰려있는 관악구 신림동과 봉천동, 금천구 등에서는 주방용품, 염가형 가전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백화점이 많아 유동인구가 많은 영등포구의 경우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염가형 제품이, 문래동·양평동 신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고급형 가전이 인기를 모으는 등 같은 구에서도 소비 양극화가 심한 편이다.

 ◇재건축·재개발 호재 잇따라=다가구 주택, 노후 아파트 등의 재건축·재개발 호재가 유난히 많은 것도 강서지역 전자상권의 특징이다. 새로운 주택공급은 곧바로 가전교체 수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강서구는 구 전체가 개발열기에 휩싸여 있다. 김포공항 근처 마곡지구 개발이 확정됐고, 발산역~화곡역으로 이어지는 우장산 일대에 대규모 재건축 아파트가 들어선다. 지하철 9호선도 조만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영등포구 문래동, 구로구 신도림동, 광명시 광명동 등에서도 중대형 아파트 재개발 바람이 한창이다.

 삼성전자가 올 들어 단일 브랜드 가전매장으로 가장 큰 ‘디지털프라자 강서본점’을­ 오픈하고, 하이마트가 600평 규모의 강서지역 최대 가전매장을 강서구 가양동에 마련한 것도 개발 열풍에 이은 가전제품의 폭발적인 수요를 염두에 둔 것이다. LG전자도 광명, 목동 등 아파트 밀집지역에 우수 대리점을 전진배치, 강서상권 장악에 온 힘을 모으고 있다.

 이종호 하이마트 가양지점장은 “서울 강서지역은 잇따른 개발 호재로 염가형 가전 소비층이 프리미엄 고객으로 급격히 탈바꿈하는 양상”이라며 “젊은 신혼부부와 맞벌이 부부의 유입이 두드러져 단 시간에 가전 소비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수 매장 소개

◇디지털LG 철산프라자

“고객의 마음을 먼저 사로 잡아야죠.”

광명시 철산동 아파트 단지 중심에 자리잡은 LG전자 철산프라자(대표 김수옥)는 ‘감동 서비스’로 정평이 나 있다. 철산프라자 소속 서비스 기사들은 가끔 ‘문 고져주는 기사’로 불리기도 한다. 전자제품을 고치러 방문한 집의 대문이 녹슬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면 녹제거제를 뿌려 말끔히 고쳐주기 때문이다. 고객이 찾기 전에 먼저 점검해주는 ‘에어컨 사전점검 서비스’도 고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주고 있다.

LG전자 서비스 기사 출신인 김수옥 사장은 20년 남짓 고객을 접하면서 ‘고객감동’이 가장 중요한 판매 비법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철산프라자는 이 때문에 마우스, 키보드 등 조그만 소품을 구매하더라도 배달·설치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김 사장은 “소품까지 배달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감동을 받지만, 대리점은 향후 밀착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소개했다.

180평 규모의 널찍한 매장도 철저하게 고객서비스에 맞춰져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파트 평면도에 맞춰 TV 판매 코너를 꾸며놓은 것. 주변 아파트 단지 고객이 찾아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이름만 대면 거실 크기에 맞춰 진열된 추천 상품을 바로 시청하며 고를 수 있다.

김 사장의 업무용 책상이 매장 중앙에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고객이 물건을 고르다 궁금증이 생기면 김 사장이 직접 설명에 나서는 것도 예사다.

LG전자가 올해 구축해준 고객신뢰관리(CTM) 시스템으로 타깃 마케팅 대상을 끊임없이 발굴중이라는 김 사장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고객을 한번 더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CTM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재구매율이 지난해 12%에서 올해에는 26%까지 향상됐다”고 자랑했다.

◇하이마트 가양지점

쇼핑환경이 이 보다 편리한 곳도 없죠.”

하이마트 가양지점(지점장 이종호)은 서울 강서지역에서 가장 큰 주차장과 매장을 갖춘 ‘명소’로 꼽힌다.

매장 면적은 1층과 2층을 합쳐 무려 600평에 달한다. 매장과 바로 연결되는 지상 주차장도 60대의 자동차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다. 주차공간이 없어 헤매거나 좁은 매장에서 손님끼리 어깨를 부딪히는 것은 이 곳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이종호 지점장은 “전시 공간이 비좁아 대부분의 모델을 카탈로그로 설명하는 다른 매장과는 격이 다르다”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제품까지 모델별로 다양한 제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체험 매장”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쾌적한 쇼핑 환경 때문에 매장이 위치한 등촌동 일대뿐 만 아니라 목동, 영등포 등지에서 ‘원정 구매’를 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쾌적한 쇼핑환경과 함께 상냥한 판매사원도 자랑거리다.

우선 매장 규모에 걸맞게 노동부가 인증하는 ‘세일즈마스터’ 자격증을 취득한 판매 사원도 모두 11명에 달한다.

매장에 들어서면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인사말과 함께 마치 일식당처럼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는 판매사원들의 모습이 펼쳐지기도 한다.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한 판매사원이 직접 해피콜을 거는가 하면 맞벌이 부부가 많은 지역 특징에 맞춰 24시간내 배달·설치해주는 것도 원칙으로 삼고 있다.

3만여명에 달하는 패밀리카드 회원의 재구매율이 50%를 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지점장은 “일단 접근이 편하고, 쇼핑환경이 쾌적한 매장 환경 때문에 고객의 발걸음이 잦아지지만, 판매·배달·설치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곳까지 배려해주는 고객서비스에 만족하고 단골고객이 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디지털프라자 강서본점

“디지털 쉼터로 놀러 오세요.”

강서구 염창동에 자리잡은 디지털프라자 강서본점(점장 양한규)은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일종의 ‘모델숍’에 가깝다.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최대인 320평의 널찍한 매장 규모도 ‘군계일학’이지만, 최첨단 고객 체험공간을 완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인터넷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PC코너가 펼쳐진다. 플레이스테이션2, X박스 등 게임기로 어린이들이 맘껏 즐길 수 있는 게임존도 눈에 띈다. 여기에 체험용 전기 안마기도 6대나 설치해 수시로 안마를 받으러 오는 주민도 많다.

양한규 점장은 “가전매장은 물건만 파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지역민의 디지털 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매장 문턱을 낮추고 디지털 제품 체험 기회를 늘리면서 매출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서본점은 PDP·LCD TV 체험실, VIP룸 등 다소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공간도 많다.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고객서비스는 ‘백화점급’으로 업그레이드한 셈이다. 특히 벽이 돌아가며 PDP TV와 LCD TV를 번갈아 보여주는 PDP·LCD 체험실은 소비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 아파트 평형별로 시청거리나 조도를 전 자동으로 조절해 줘 PDP TV와 LCD TV를 놓고 망설이는 소비자의 고민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기 때문이다.

테팔, 필립스 등 외산 브랜드숍을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운영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삼성전자가 취급하지 않는 다리미, 전기면도기 등을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다.

양 점장은 “브랜드숍 덕택에 지역주민이 소형가전을 사기 위해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먼 할인점이나 백화점으로 갈 필요가 없어졌다”며 “지역주민이 디지털제품에 관한 한 무엇이든 체험할 수 있고, 구매할 수 있는 토털쇼핑서비스를 꾸준히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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