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가전업체 AS분쟁 `홍역`

 중소 가전업계가 사후서비스(AS) 분쟁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특히 디지털TV(DTV), 내비게이터 등 오랜 시간 기술 검증을 거치지 못한 최신 제품들의 기기 오류가 잦아지면서 AS분쟁으로 일상 업무가 거의 마비되는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비싼 부품 값을 거세게 항의하는 고객에게 마지못해 무상보증기간을 연장해주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지털TV·내비게이터 등 중소 가전업체들이 최근 AS관련 문의가 크게 늘면서 전담 인원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또 한국소비자보호원을 통한 고발도 잇따라 영업 및 마케팅 인력이 해명서 작성 등 민원처리 업무에 투입되는 사례도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디지털TV, 내비게이터 등 최신 제품의 보급률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다, 사용시간이 길어지면서 검증을 거치지 않은 부품 등의 하자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PDP TV 등 1년의 무상보증기간이 종료된 디지털TV의 경우 비싼 부품 교체 비용을 놓고 분쟁으로 비화되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실제 지난 3분기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PDP·LCD TV 등 디지털TV와 관련 피해건 수는 89건으로 지난 1분기에 비해 무려 56%나 급증했다. 중소 업체 브랜드가 대부분인 내비게이터도 지난 3분기 피해 접수건수가 1291건으로 1분기보다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DTV업체 A사 사장은 “똑같은 제품의 하자도 대기업 AS 상담원의 해명은 믿어도, 중소업체 직원의 해명은 못 믿어 소보원 고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영업 직원들이 소보원의 요구로 많을 땐 일주일에 10건이 넘는 해명자료를 작성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PDP TV 30여대를 지방 한 모텔에 판매한 B사는 무상보증기간 1년이 지난 뒤 파워서플라이 등 부품 교체 비용을 유상으로 전환했지만, 소비자의 항의가 거세 아예 무상보증기간을 1년 더 연장해 주기로 했다.

 내비게이터·PMP 등 휴대가전의 경우 AS 관련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소보원 관계자는 “내비게이터와 PMP를 홈쇼핑·인터넷 등을 통해 전국 100여개 AS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 한 뒤 정작 물건을 판 뒤에는 연락이 두절되는 피해 사례가 수백건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AS불만이 고조되자 코원 등 일부 업체는 아예 처음부터 대우일렉서비스 등 AS 전문대행업체와 계약을 맺고, AS차별화를 통해 소비자 신뢰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장지영·윤건일기자@전자신문, jyajang·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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