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과대학이 개교 60주년을 맞아 한국공학한림원과 공동으로 해방 이후 지난 60년간 불모지에서 산업을 일궈 경제성장을 이끈 산업현장의 엔지니어 60명을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으로 선정했다.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는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 손욱 SDI 전 사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 이희국 LG전자 사장, 진대제 ICU 석좌교수,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등 전자 및 정보통신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삼성계열사 전·현직 임원이 9명, LG(LS산전 포함) 출신이 6명이었다. 벤처 기업가로는 변대규 휴맥스 사장과 이민화 메디슨 전 회장이 선정됐으며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60인 중 ‘최연소’ 타이틀을 갖게 됐다. 여성은 한명도 없다. 과거 70,80년대는 공대나 산업현장에서 여성 엔지니어가 드물었기 때문에 과거 산업 발전에 공을 세운 여성 엔지니어를 찾기 힘들었다는 게 서울대의 설명이다.
이번에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은 학계나 연구계, 정계가 아닌 순수 산업현장의 엔지니어로서 산업화에 필요한 기초장비와 기반시설을 직접 만들거나 도입해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스스로 개발하고 체화하고 산업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서울대는 밝혔다.
선정위원장을 맡은 선우 중호 명지대 석좌교수(전 서울대 총장)는 “지난 60년간 경제성장에 기여한 선배들의 공적을 널리 알려 우수한 재원, 자원들이 우리 엔지니어 분야로 진출하게 함으로써 우리 2,3세들에게 더 좋은 대한민국을 물려주고자 60인의 엔지니어를 선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보통신산업
이용태 삼보컴퓨터 전 명예회장(73)은 우리나라 정보통신 분야 전반 및 PC 산업 발전의 산증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를 나와 한국데이타통신 대표, 삼보그룹 회장을 지냈으며 삼보소프트웨어, 솔빛미디어를 설립하고 두루넷 회장을 맡는 등 IT산업을 견인했다.
정용문 한솔PCS 전 고문(72)은 전 삼성전자 컬러 TV 사업 본부장, 정보통신 부문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정보통신의 사업의 선진화에 기여했다. 정 전 고문은 특히 첫 한국 컬러TV 방송 시 컬러 TV의 국산화를 성공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한솔 PCS기술원장,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면서 PCS부문 경쟁력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58)은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차기 수장감으로 꼽히는 인물. 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 자리에 오른 뒤 삼성전자 이동통신단말기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세계3위로 끌어올렸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46)은 가장 닮고 싶어하는 벤처기업인으로 꼽힌다. 기술 제조 중심의 벤처 기업을 설립해 위성셋톱 박스 분야에서 휴맥스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했다. 휴맥스는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기술 포트폴리오와 투명 경영 등에서 가장 모범적인 회사로 평가받고 있으며 매출규모 및 상장가치 면에서도 대표적인 기업이다.
60인 중 최연소인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41)는 한글 워드 프로세서 개발하고 한글과컴퓨터를 창업한 벤처 1세대 대표 CEO. 15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한 그는 인터넷 한글서비스 심마니 개발하고 한컴네트(현 네띠앙)와 드림위즈 등 벤처를 차례로 설립하며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어떻게 선정했나
서울대 공과대학과 한국공학한림원은 2005년 12월부터 2006년 3월까지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60인 선정을 기획하고 지난 4월 최항순 서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후보추천위원회를 발족했다. 엔지니어 분야의 원로들과 관련 협회, 학회, 기관에 후보 추천을 의뢰하고 매체에 공고하는 한편 역대 공학관련 수상 기록을 자체 조사해 자료를 모았다. 이렇게 추천된 후보는 총 1470명. 전문심사위원회(위원장 주덕영 반도체협회부회장)와 8개 산업분야별 총 20명의 전문위원회는 3개월 간 추천된 후보의 검증 및 후보압축과정을 진행하고 치열한 토론을 거쳐 업적을 심층 평가했다.
산·학·연 대표인사 17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위원장 선우중호 명지대 석좌교수)는 후보추천위원회 추천 후보의 심사 및 토의를 거쳐 최종 60인을 확정했다. 기획부터 후보 발굴, 심사, 최종 선정까지 10개월이 걸렸다.
선정 기준은 △산업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신산업 구축 △경제성장 기여 △수출 기여 등 엔지니어로서 주요한 업적을 남겼는지를 평가하는 산업발전 기여도 및 기술발전 기여도가 고려됐다. 서울대 공대 출신 뿐 아니라 타 대학이나 고졸 출신도 포함, 나이, 학력, 소속을 불문하고 대한민국 산업을 일으키는데 직접 공헌한 ‘대표엔지니어’가 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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