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의 80∼90%를 석권한 17인치 LCD 모니터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LCD 패널업체들이 전략적으로 17인치 패널 공급량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17인치 제품 생산중단을 선언하는 모니터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5위 모니터업체 뷰소닉이 17인치 LCD 모니터를 조만간 단종키로 한 가운데 비티씨정보통신 등 국내 전문업체들도 주문자상표부착(OEM) 물량을 제외하고는 17인치 제품 생산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이는 17인치 모니터의 가격인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LCD 패널업체들이 부가가치가 낮은 17인치 패널 공급량을 줄이면서 17인치 패널 가격이 오히려 오르는 것도 모니터업체의 ‘탈 17인치’를 부추기고 있다.
피씨뱅크21 관계자는 “최근 8·9월 사이 17인치 LCD패널이 공급부족으로 15% 가량 올랐지만, 한번 떨어진 17인치 모니터 완제품 가격을 다시 올리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지금까지 17인치 저가 제품 판매에 주력해온 업체들을 중심으로 17인치 생산 중단이 잇따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모니터업체들의 마케팅이 19인치 이상으로 집중되면서 판매 추이에서도 17인치의 퇴조세는 뚜렷해지고 있다.
전자제품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체 모니터 판매량의 56%를 차지한 17인치 모니터 판매 비중은 지난 9월 34%까지 무려 22%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면에 1분기 34%에 불과하던 19인치 판매 비중은 지난 9월 48%까지 올라 17인치를 제치고 모니터 시장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LCD 모니터 판매 비중에서도 17인치 제품은 올해 초 70%에서 최근 50% 이하로 급락했다.
다나와 정세희 팀장은 “17인치와 19인치 패널 가격이 큰 차이가 없다면 가격경쟁력을 잃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보다 큰 대형 제품으로 시장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PIP 등 멀티플레이 기능이 강화된 윈도비스타 출시에 맞춰 22인치 와이드 등 초대형 모니터 판매 경쟁도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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