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구글 투자 유치 역풍?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엠파스 주주들은 구글로 인해 또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렀다. 정확히 얘기하면 엠파스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다. 이들은 북한 핵실험보다 강력한 ‘구글 효과’에 힘입어 나흘 만에 주가가 50% 가까이 급등하면서 한껏 부풀어 올랐던 ‘대박의 꿈’이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자 허탈감에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그렇다고 누굴 탓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인수합병(M&A)은 그들의 바람이었을 뿐 구글이나 엠파스 양측은 단 한번도 이를 언급한 적이 없기 때문. 구글은 지난 10일 한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필요 시 국내 기업들과 사업 제휴를 추진하겠지만 M&A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분명히 못박았다. 하지만 엠파스 주가는 이날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급기야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 13일 엠파스에 구글로의 피인수설에 대해 공시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엠파스 측은 구글에 의한 피인수설을 다시 한번 부인해야 하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구글 역풍’에 곤욕을 치른 곳은 엠파스뿐만이 아니다. 구글이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하자 불똥은 엉뚱하게 정부로 옮겨붙었다. 업계 일각에서 구글 R&D센터를 유치하면서 구글에 퍼주기만 했다며 산업자원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물론 구글이 한국 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투자 금액이나 일정 등을 밝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정부 한 관계자는 “구글의 R&D센터 유치를 통해 동북아 R&D 허브로서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나아가 일자리 창출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데도 당장 눈에 보이는 현상에만 급급한 것 같다”며 내심 마음이 상한 눈치였다.

 18, 19일 이틀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산자부 주최로 ‘2006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가 열린다. 구글도 이 행사에 참석해 현장에서 직원들을 채용할 예정이다. 아마도 ‘구글 효과’로 인해 행사장에서 수많은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서도 국내 인터넷기업들은 “우리가 공들여 양성한 전문인력을 구글이 공개적으로 빼가려 한다”면서 불만을 토로한다.

 이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순위가 27위로 전년에 비해 11계단 하락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구글에 낮은 자세로 임하는 우리 정부도 이해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디지털문화부·김종윤기자@전자신문,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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