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가라(Angara)’는 러시아 중남부 바이칼호 북쪽에 있는 강의 이름이다. ‘시베리아의 센강’으로 불리는 앙가라는 바이칼호에서 시작해 타이가 지대를 지나 예니세이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총 길이가 1779㎞나 되며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바로 이 강을 따라간다.
바이칼 지역에는 앙가라와 관련된 설화가 전해온다. 옛날 바이칼 여신에게는 앙가라라는 딸이 있었다. 앙가라는 여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쪽 평원에 사는 예니세이라는 청년과 사랑에 빠져 예니세이에게 가려고 했다.
만류하는데도 딸이 말을 듣지 않자 여신은 큰 바위로 길을 막았다. 하지만 앙가라는 기어코 예니세이를 찾아 바이칼을 떠났다. 바이칼 여신이 갖다 놓은 커다란 ‘샤만 바위’는 지금도 슬픈 전설을 간직한 채 바이칼호에 몸을 담고 있다.
앙가라는 러시아의 위성 발사체업체인 흐루니체프사가 순수 위성 발사를 목적으로 개발중인 차세대 발사체의 이름이기도 하다. 흐루니체프사가 차세대 발사체의 이름을 굳이 앙가라로 지은 것은 예니세이(우주)를 향해 쉼 없이 전진하라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한다.
흐루니체프사는 얼마 전 아리랑 2호 위성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려 우리에게도 낯익은 회사다. 냉전 시대에는 전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99년 미국의 오비탈 사이언스사가 대륙 간 탄도탄인 ‘피스키퍼’를 개량해 만든 ‘토러스’ 발사체에 아리랑 1호 위성을 탑재해 쏘아 올렸다. 올해 아리랑 2호 위성 발사 때는 흐루니체프의 발사체 로콧에 실어 위성을 쏘아 올렸다.
과학기술부는 원래 내년에 고흥 외나로도 우주센터에서 국산 소형위성발사체(KSLV-1)를 발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KSLV-1에는 앙가라 등 러시아의 위성 발사체 관련 기술이 일부 채택될 모양이다. 이를 위해 러시아 측과 위성기술보호협정을 빨리 체결해야 한다. 늦어진다면 KSLV-1의 발사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동아시아 정국이 북한 핵실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냉전시대라면 당연히 앙가라 기술은 북한에 이전됐을 가능성이 크다. 상상하기 싫지만 북한에서 개발한 핵탄두가 앙가라에 실려 태평양을 건너는 일도 가능했을 것이다. 참 시대가 변해도 많이 변했다. 하지만 북한만 변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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