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히토쓰바시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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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진 틀 밖으로 나가 그 틀 자체를 깨뜨리며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라. 주어진 것을 거부하며 알려진 것에 의문을 품어라.`

이 책은 시스템 중심의 지식경영보다는 지식 창출의 근본원리에 초점을 두고 접근할 수 있 사람 중심의 지식경영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강의식으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겉으로 보기에 상반된 요소, 즉 형식지와 암묵지로 구성되는 지식의 활용방식을 IBM·NTT·캐논·도요타·올림푸스 등 미·일 첨단 기업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형식지는 말이나 숫자 또는 소리로 표현되고 데이터, 수학공식, 이미지 매뉴얼 등의 형태로 공유할 수 있다. 반면에 암묵지는 쉽게 볼 수도 표현할 수도 없다. 주관적인 직관과 예감이 암묵지에 해당하는 이른바 암묵지는 개인의 행동과 경험 및 개인이 갖고 있는 이상과 가치체계 혹은 정서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

실제로 1990년대 중반 이후 많은 기업들 사이에서 지식경영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대부분 정보기술 기반의 시스템 구축에 치중돼 왔다. 특히 거액을 들여 지식관리 시스템(Knowledge Management System)을 도입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회사를 창조적으로 만들어가는 방안을 말한다. 즉, 상반된 것을 조화시키고 한계를 초월하는 연속적이고 동적 과정인 합(synthesis)을 통해 새로운 지식이 창조된다는 것이다.

도쿄 히토쓰바시대학교 기업전략대학원 교수 9명이 공동 집필한 이 책은 지식 관점에서 경영을 다시 생각해 보려는 과감한 시도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식 관점에서 전략·조직·브랜딩·국제 경쟁 또는 정보기술(IT)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하는 주제들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9명의 저자들이 각각의 주제에 대해 작성한 논문을 하나로 엮어놓았다. 저자들은 변증법적 과정을 통해 상반되는 것을 통합하는 것이 지식창출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IBM과 캐논을 대표적인 ‘변증법적 회사’로 꼽아 소개하고 있다. 변증법적 회사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를 강조한다. 환경이 변화하는 만큼 빠르게 스스로 변화한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 모순을 추구한다. IBM과 캐논은 모두 반대로부터 야기되는 모순을 해결하고 그것을 초월하기 위해 ‘정(正)-반(反)-합(合)’이라는 과정을 거쳐 결론에 도달해 왔다.

저자들은 또한 지식창출을 위해 공유되고 활용되기 위한 맥락, 이른바 바(Ba)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식 창조가 효과적·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조건들도 소개한다. 창조적 기업은 또한 제품개념 혁신, 글로벌 지식경영, 조직간 네트워킹, 전략수립 과정, 브랜드 창조, 정보기술과 지식경영의 관계를 찾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일본 교육부가 인가한 최초의 전문 경영대학원이자 이 책의 저자들이 강의를 하고 있는 히토쓰바시대학교 국제기업전략대학원을 예로 들어 신생조직의 지식창출 과정을 보여준다. 히로타카 다케우치, 이쿠지로 노나카 외 지음. 박희종, 김민수 등 옮김. 시그마프레스 펴냄. 1만8000원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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