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을 견인할 차세대 먹거리라며 지난해 말부터 시끌벅적했던 전자태그(RFID) 분야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국내 RFID 시장 규모는 작년에 비해 200%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올 정도로 전체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반면에 정작 수혜를 봐야 할 관련 기업은 오히려 더 힘겨워졌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RFID 전문업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는 전문업체의 앓는 소리가 심하다.
대형 정부 프로젝트를 수행해도 제값을 받기 어려운데다 대기업의 가격 낮추기에 시달리면서 ‘남지 않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대형 SI업체가 수주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모든 작업을 수행해도 자기 실적으로 드러내 놓고 얘기도 못한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사업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불만이 ‘남 탓’에만 그친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는 대부분 IT 분야가 초기 시장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던 구조적 한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어찌 보면 ‘식상한’ 것들이다. 중견기업으로 부상한 국내 IT기업치고 이 같은 어려움을 한번쯤 겪지 않은 기업은 거의 없다.
스스로 얼마나 경쟁력을 갖췄는지 따져보자. 2년 전부터 업체가 급속히 늘어났지만 평균 직원수는 10명 이내로 맨파워가 약하고 아직까지 획기적인 기술을 내보인 기업도 많지 않다. 해외시장을 뚫겠다며 실질적인 활동과 실적을 올린 기업도 손꼽을 정도다. 경쟁력을 점수로 매긴다면 낙제점에 해당한다.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은데다 경쟁력마저 낮은 총체적인 위기인 셈이다. 그동안 신성장동력이라는 프리미엄에 안주해온 탓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전체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앞으로 전문업체가 위기를 헤쳐나갈 방법은 ‘우호적 인수합병(M&A)’이다. 각 기업의 장점을 결합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규모도 키워야 대기업과의 경쟁은 물론이고 세계 무대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기’다. 지금 때를 놓쳐 무너지는 기업을 헐값에 인수하는 ‘적대적 M&A’로 접어들게 되면 전체적인 경쟁력이 약화돼 별다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제 프리미엄은 벗어버릴 때다.
디지털산업부·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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