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북한이 핵 실험을 강행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원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주식 및 환율시장이 일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정부가 비상 대응 체제 구축에 나섰고 산업계 역시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경제 전반에 핵 폭탄이 떨어졌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총 21조원이 넘는 돈이 증발했으며 하락 종목수와 개인 순매도 규모 등도 시장별로 역대 또는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32.60포인트(2.41%) 급락한 1,319.40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무려 48.22포인트(8.21%) 급락, 연중최저치인 539.10으로 떨어졌다.
양 시장의 시가총액은 총 710조760억원으로 전 거래일의 731조5930억원보다 이날 하루 21조5000억원 이상이 감소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6조원, 코스닥시장에서 5조원이 각각 사라졌다. 또 코스닥지수의 이날 하락률은 9·11테러 당시 버금가는 낙폭이다. 원달러 환율도 14.80원 오른 963.90원을 기록, 22개월 만에 최대폭의 상승이었다.
정부는 이날 오후 한명숙 총리 주재로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제금융, 국내금융, 수출, 원자재 확보, 생필품 가격 안정 등 5개 부문에 대한 분야별 비상대책팀을 즉각 구성키로 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상황이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국가 신인도 하락은 물론이고 외국 자본 이탈과 수출감소, 투자·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 선순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입을 모았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북한의 핵실험으로 북한에 경제제재가 취해질 경우 우리나라와 중국의 인도적 지원이 중단돼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상봉쇄 등 군사적 제재가 취해진다면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흔들릴 것”이라며 “사태가 조기에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소비와 투자는 물론이고 수출까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유사한 일이 여러 차례 발생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군사적 충돌 등 최악의 국면으로 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면서도 “북핵 실험 여파가 장기화하거나 군사적 제재 등 파국으로 치닫게 되면 그 영향에 대해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주문정·설성인기자@전자신문, mjjoo·sis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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