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업계 "휴대폰 플랫폼 표준 만들자"

산·학·연이 힘을 모아 독자적인 휴대폰 플랫폼을 개발, 국내 기술력으로 새로운 휴대폰 표준을 만들어가려는 움직임이 시스템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휴대폰이 통화 중심에서 멀티미디어 중심으로 핵심 기능이 점차 옮겨가고 있으며, 국내 시스템반도체 기술력이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멀티미디어 칩 전문가들이 휴대폰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 IT SoC 산·연 포럼에서 ETRI의 조한진 팀장은 “휴대폰 산업은 국내 IT를 이끌어 가는 중요 산업이지만, 핵심 기술에서 국내 기술이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국내에서 강한 멀티미디어를 중심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한진 팀장이 제안한 모델은 △ETRI가 모바일 멀티미디어 플랫폼 개발하고 아이디어를 제공 △학계는 저전력 알고리듬과 멀티미디어 코어 컴파일러와 알고리듬을 개발 △산업체는 응용 시스템 개발과 미디어 서비스 개발 및 모바일 멀티미디어 플랫폼 기술 상용화하는 산·학·연 공동개발 방식이다. 멀티미디어 플랫폼 개발의 초점은 DMB나 와이브로 등 국내가 주도하고 있는 새로운 서비스와 쉽게 결합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것에 맞춰졌다.

 황기수 코아로직 사장이 산·학·연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는 모델은 멀티미디어가 운영체제까지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마스터 칩’ 모델이다. 이는 멀티미디어 칩을 중심으로 휴대폰 구조를 개선하자는 아이디어로, 이러한 방식은 국산 무선인터넷플랫폼인 위피까지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성민 엠텍비젼 사장이 생각하는 ‘국내 기술로 휴대폰 표준화를 이끌 수 있는 방식’은 메모리를 중심으로 휴대폰 구조를 바꾸는 방법이다. 휴대폰 핵심 칩이라고 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나 모뎀이 모두 기본 메모리를 내장하고 있다는 데 착안, 메모리를 통합하고 이를 중심으로 휴대폰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구조를 바꾸면 저전력 설계가 가능해 휴대폰 배터리 수명도 대폭 연장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성민 사장은 “휴대폰의 구조를 바꾸는 데 국내 기술진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다”면서 “국내가 최고 기술력을 가진 메모리를 중심으로 저전력 멀티미디어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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