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씁쓰레한 지자체 인사철

 요즘 지방자치단체는 민선 4기 출범 이후 첫 인사철을 맞고 있다. 이미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한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연말께 초대형 인사를 예고한 곳도 있다. 인사 회오리는 지방 관가뿐만 아니라 지자체 출연기관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모 지자체는 새로운 도백이 취임하자마자 특별감사까지 실시하며 구조조정의 칼을 빼어 들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것처럼 이제 갓 출발한 민선 4기가 새로운 사람으로 각종 사업 및 시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산낭비와 업무태만이 드러난 출연기관은 차제에 혁신과 쇄신의 틀을 새롭게 짜야 할 것이다. 특히 자치단체장이 후보시절 내건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연공서열을 파괴하고 유능한 직원을 전진 배치하거나 전략부서를 신설해 힘을 실어주는 사례는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승진에 유리한 인사·기획·총무 등의 부서로 옮기려는 인사청탁이 여전히 횡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곳이 각 지역 전략산업 육성을 담당하는 경제관련 부서다. 이미 인사를 실시한 지자체 과학기술 관련 부서의 경우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과장과 계장 등이 한꺼번에 바뀌어 기업체를 어리둥절하게 만든 곳도 있다. 또 다른 지자체에서는 경제관련 부서를 맡고 있는 과장들이 앞다퉈 다른 부서로 옮겨 가려 한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지자체 한 공무원은 “경제 관련부서에서는 고생한 만큼 대우받기가 어렵습니다. 솔직히 전략산업 육성이나 경제살리기가 말처럼 쉽습니까. 잘해야 본전이지요. 그럴 바에야 승진에 유리한 부서로 가려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는 말로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부서에 비해 경제 관련 부서는 정책의 연속성을 필요로 한다. 끊임없이 변화 발전하는 산업 현장을 제대로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이 요구된다. 일부에서는 경제관련 부서는 최소한 3년 이상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승진 가점도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 관련 부서 희망자가 적은데다 승진 가점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다른 부서의 반발로 흐지부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사철을 맞은 요즘, 뒤숭숭한 지자체의 경제관련 부서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씁쓰레한 생각이 먼저 든다.

광주=경제과학부·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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