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전자제품의 부품 국산화율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향후 세계 시장에서 메이드인코리아 전자제품의 전망을 밝게 만든다. 제조나 디자인·영업·마케팅에 이르는 모든 경쟁 요소가 세계 수준에 올라와 있는 상태에서 부품의 자립은 호랑이에 날개를 다는 격이 될 전망이다.
최근 부품 국산화율 증가는 핵심 부품의 국산화가 일궈낸 성과다. 휴대폰의 경우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메모리를 비롯해 카메라모듈·케이스·배터리 등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이 최소 95%에서 100%에 이른다. 디스플레이도 2004년 65%에 비해 80%로 늘어났고 인쇄회로기판(PCB)이나 수동부품도 90% 내외의 국산화율을 기록했다.
LCD TV는 단연 국산 패널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LCD TV는 패널이 제조 원가의 70% 이상인데 2004년 55%이던 국산화율이 이젠 90%를 훌쩍 넘는다. PDP TV는 원래 삼성SDI와 LG전자가 세계 PDP 패널 시장을 좌우해왔기 때문에 부품 국산화 측면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MP3플레이어 역시 낸드플래시 메모리나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 비중이 늘면서 토대가 탄탄해지고 있으며 DMB 단말기는 가장 핵심인 수신 칩이 국산화되면서 단번에 70% 이상이 부품 국산화율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전자부품의 국산화율이 크게 개선됐지만 아직 ‘2%’가 부족하다. 대부분의 핵심 부품이 국산화됐지만 몇몇 부품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휴대폰은 베이스밴드 칩이 가장 큰 문제다. 계속 제기되는 퀄컴 의존도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다만 일부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이 베이스밴드 칩 국산화의 물꼬를 트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원가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RF부품이나 커넥터 등도 90% 이상 일본에 기대고 있는 상황이다.
LCD TV는 드라이버 칩이, PDP TV는 파워모듈이 약세다. 각각 수입 의존도가 90%와 70%에 이른다. 이 밖에 프로젝션 TV용 엔진, PMP용 코덱 칩, MP3플레이어 전원 컨버터, DVD플레이어의 영상 칩, 셋톱박스용 CPU와 튜너 등도 국산화 과제가 남은 분야다.
여기에 여전히 외국 업체가 초강세를 보이는 소재 분야의 국산화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상당 부분의 소재가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외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정부가 부품 소재 육성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세트 업체들도 부품소재 산업 육성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etnews.co.kr
◆단암전자통신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강국 자리에 오른 배경에는 통신 부품 업체들의 숨은 노력이 있다. 단암전자통신(대표 이성혁 http://www.danam.co.kr)은 통신 부품 업체들 중에도 발군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많은 국산화 성과를 냈다.
지난 82년 반도체 전문업체로 시작한 단암전자통신은 80년대 후반 전원공급장치(SMPS) 시장에 진출했고 90년대 후반부터는 유무선 통신 장비 및 부품 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2000년에 코스닥에 등록한 후 2001년 안양 본사 부지에 최첨단 공장을 신축한 바 있다. 작년에는 5000만달러 수출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단암전자통신은 디지털 앰프로 새로운 도약을 노리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약 80억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한 디지털 앰프는 이동통신 기지국의 핵심 부품으로 아날로그 앰프를 대체할 제품이다. 지난 2002년부터 디지털 앰프의 개발을 추진, 전문 박사급 인력을 미국 현지 연구소에 초빙하고 국내 연구원 10여 명을 투입한 성과이며 한 해 연구개발비가 사업부 매출액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며 노력해 온 결과이기도 하다.
디지털 앰프 개발은 미국 앤드루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며 양산에 성공한 사례는 단암전자통신이 유일하다. 개발된 제품은 2.1㎓ 30W와 800㎒ 30W, 60W 3종류며 삼성전자로부터 신뢰성 검사를 마치고 46억원 규모의 공급을 시작했다. 디지털 앰프는 앰프의 핵심 특성인 선형성이 아날로그 앰프에 비해 3배 이상 개선됐다. 효율도 2배 넘게 좋아졌다. 따라서 경쟁력이 탁월한 대용량 앰프를 만들 수 있고 이동통신 사업자의 유지비용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송신기 기능까지 앰프 모듈에 포함되면서 기지국을 소형화할 수 있는 기술적 발판이 마련됐다. 또 대용량 데이터의 전송에 걸림돌이었던 앰프의 효율성과 선형성이 획기적으로 해결, 4세대로 이동통신 시장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
이성혁 사장은 “90년대 후반부터 세계 굴지의 무선 앰프 업체와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이제 결실을 거두었다”며 “올해 하반기에만 디지털 앰프로 150억원 정도의 매출이 가능하며 향후 4년 동안 2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엑사이엔씨
수정발진기(TCXO)는 휴대폰의 핵심 부품이지만 지금까지 대부분 일본에 의존해왔다. 엑사이엔씨(대표 구본현 http://www.exaenc.com)는 TCXO를 국산화한 후 이제는 해외 수출까지 이뤄낸 국내 수정 부품 산업의 주역이다.
TCXO는 1∼2㎓에 달하는 높은 주파수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20㎐∼20㎑의 가청 주파수로 바꿔주는 이동통신 단말기의 필수 부품이다. 수정 성분의 소재를 시작으로 칩·패키지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해 수정 부품 중에서도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TCXO는 휴대폰의 심장역할을 하는 주요 핵심 부품으로 90% 이상을 일본 기업이 독식하고 있는 품목이다. 제품 상용화가 까다로워 현재 국내 기업들도 일본 제품을 공급받고 있는 상황이다.
엑사이엔씨는 TCXO 개발 이후 곧바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올해 들어 미국의 선추 및 폭스일렉트로닉스와 각각 100만개와 50만개 정도의 TCXO 수출 계약을 했다. 또 독일 KVG와도 공급계약을 했다.
구본현 엑사이엔씨 사장은 올해 TCXO 분야에서만 170억원의 매출 계획을 잡았다. 이미 미국 및 유럽에 진출한 구 사장은 중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을 밝혔다.
엑사이엔씨 측은 판매 호조를 등에 업고 생산 설비를 월 300만개 이상으로 늘렸다. 엑사이엔씨는 또 TCXO 칩 업체인 이노자인을 합병, TCXO 칩 설계뿐 아니라 수정 원석 가공 원천 기술을 망라한 TCXO 토털 솔루션을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엑사이엔씨는 TCXO 외에 다른 수정 부품인 VCXO와 XO도 함께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생산 규모 면에서도 대량 양산체계를 갖추게 돼 더욱 특화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 앞으로 엑사이엔씨는 DMB·GPS·휴대폰 수정발진기 시장에 통합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북미를 비롯, 중국 등 해외 시장 저변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구 사장은 “세계 모든 휴대폰 안에 엑사이엔씨의 TCXO를 공급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DMB·GPS 등 TCXO가 공급되는 유관시장에도 진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구 사장은 일단 TCXO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일본 업체의 카르텔을 깬 후 해외 업체 인수 등의 방법으로 해외 진출을 꾀할 방침이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디오스텍
광학 부품은 일본이 세계 시장을 좌우하고 있다. 이와 달리 휴대폰 카메라모듈용 렌즈는 국내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중에도 창업 4년 만에 국내 시장 1위에 뛰어오른 디오스텍(대표 한부영 http://www.diostech.co.kr)은 업계에서 돋보이는 업체다.
한부영 사장은 창업 전 삼성전기에서 신규사업 개발팀을 이끌었는데 카메라폰의 보급을 예견하고 국내 최고 수준인 삼성테크윈 출신 엔지니어를 모아 디오스텍을 만들었다. 디오스텍은 주력인 130만 화소 렌즈뿐 아니라 광학 줌이나 자동초점 등 고급 기능을 지원하는 200만 화소 이상 렌즈도 이미 개발을 마쳤다.
한 사장은 “아직 세계 시장에서 카메라폰 보급률은 50% 미만이기 때문에 렌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디오스텍은 휴대폰 카메라모듈용 렌즈 이외에 광학 관련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자동초점이나 광학 줌 기능을 지원하는 고급형 렌즈는 물론 디지털 엑스레이용 렌즈모듈도 개발을 완료했다. 차량안전에 필요한 블랙박스용 카메라의 렌즈모듈 개발도 진행 중이다.
디오스텍은 광학 제품 이외에 최근 블루투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이미 MP3플레이어용 블루투스 제품을 개발, 영국의 주변기기 업체인 아이스킨과 15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디오스텍이 아이스킨에 공급할 제품은 애플의 MP3플레이어인 아이팟용 스테레오 블루투스 헤드세트와 블루투스 송수신 장치다. 공급 기간은 1년 동안이며 수량은 총 50만 세트다. 이를 평균 단가로 환산하면 약 150억원에 이른다.
한 사장은 “애플 아이팟용 블루투스 제품 외에 앞으로는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MP3 휴대폰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며 “기존 주력 사업인 카메라폰용 렌즈 모듈의 지속적인 성장에 신성장 동력인 블루투스 사업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업 호조로 디오스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 1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27억원에 비해 4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 해외 일부 고객에 예정된 제품 공급이 늦어진 점을 감안하면 올해 렌즈 매출은 4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또 부가가치가 높은 200만 화소 제품이 최근에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향상도 기대된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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