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2단계 kr 도메인에 거는 기대

 물이나 공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연자원이다. 있을 때는 존재감을 잘 모르지만 없다고 가정해보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IT 비즈니스에도 물이나 공기와 같이 있는 듯 없는 듯하지만 꼭 필요한 것들이 있다. 네트워크 장비나 단말기, 서버, PC 등 다양한 하드웨어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면서도 그 가치를 무시하기 쉬운 도메인이 그것이다.

 인터넷 도메인은 ‘www.○○○.com’과 같은 형태로 우리가 흔히 인터넷 주소창에 입력해 원하는 웹사이트에 접속하게 해주는, 이를테면 주소와도 같은 것이다. 이 중 나라별로 고유의 도메인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kr’, 일본은 ‘jp’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국가최상위도메인(ccTLD)’으로 불리는데 국가최상위도메인 수는 IT 비즈니스 활성화 정도를 파악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kr’ 도메인이 이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용틀임을 하고 있다. 국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2단계 kr 도메인 등록이 18일 시작됐기 때문이다. 2단계 kr 도메인은 ‘○○○.co.kr’과 같은 구성에서 ‘○○○.kr’ 형태의 2단계로 바꾸는 것이다. 몇 년간 인터넷주소자원의 고갈 등 문제점 때문에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도입이 확정됨에 따라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kr 도메인 수가 최소 20만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단계 kr 도메인은 2000년대 초 닷컴 거품 붕괴 이후 위축됐던 국내 인터넷 산업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2단계 도메인을 일찌감치 도입해 중국의 국가최상위도메인 ‘cn’이 100만개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 이에 비해 kr 도메인 수는 60만개에서 정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보통신부와 국가인터넷주소자원 관리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단계 kr 도메인 등록관리 수수료를 기존 1만4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인하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국내 인터넷 산업과 그의 근간이 되는 kr 도메인이 이번 2단계 kr 도메인 등록 시행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디지털문화부·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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