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목표는 항상 우승입니다”
무관의 제왕 KTF매직엔스가 엔진을 새롭게 교체하고 비상을 향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이가 바로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철 감독이다. 스타크래프트계에선 레알마드리드로 통하지만 프로리그에선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수많은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KTF매직엔스가 e스포츠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철 감독의 손을 거쳐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갈수 있을지 주목된다.김감독은 e스포츠가 하나의 놀이문화로만 취급되던 시절부터 이 분야에 발을 들여 놓았을 만큼 오래된 경력을 자랑한다. “e스포츠 태동기라 불리는 99년도에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던 수백 만명 중의 한 사람에 불과했어요. 하지만 조규남 감독과의 인연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됐죠.”
김감독은 CJ엔투스 조규남 감독과 동향으로 조 감독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당시 PC방 대회 같은 소규모 대회에 주로 참가했었다”며 “e스포츠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전인 99년에 새로운 문화흐름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감독도 그즈음 터진 IMF한파를 피해갈 순 없었다. IMF 사태가 터지고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지자 김감독도 다른 길을 모색해야 했다. “제 전공을 살려 입시학원에서 수학과목을 가르쳤습니다. 그때부터 목소리가 이렇게 변했나봐요(웃음)” 그는 차분하면서도 논리정연한 목소리로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김감독과 e스포츠와의 인연은 질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학원강사 생활을 접고 다시 조규남 감독과 더팀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가 e스포츠를 직업으로 선택한 것도 더팀에서 활동하던 2001년도다. 이러한 조규남 감독과의 인연은 CJ의 전신인 GO시절까지 계속 이어진다. 경제적 사정으로 1년 반 정도 또 다시 외도를 하기는 했지만 2004년 말 친정팀 GO로 복귀하게 되고 그 이듬해 6월 협회 공인심판 1호라는 새로운 직함을 갖게 된다.‘공인심판 1호’ 김 감독에게 항상 따라 붙는 수식어다. 이제는 더이상 심판의 직함을 가지고 나설 수는 없지만 그에게뿐 아니라 한국 e스포츠에 있어서도 의미있는 일이었다.
때문에 그는 감독직을 수락하면서 공인심판 1호에 미련이 남았다고 한다. “e스포츠가 발전되고 그 만큼 큰 그림이 그려지면 최초라는 타이틀이 저에게 다양한 발전가능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죠.”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는 KTF에서 면접제의가 왔을 때 몇번을 고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협회에서의 경험이 현재 팀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나무만 보고 팀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숲을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협회에서 많은 선수들의 데이터를 관리하며 선수 개인은 물론 한국 e스포츠의 큰 흐름을 짚어낼 줄 아는 거시적인 안목을 키운 탓이다. 김감독은 현재 이러한 경험을 최대한 살려 KTF의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감독 취임 후 그에게 내려진 특명은 팀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 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여러가지 팀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다. 김감독이 가장 먼저 짚어낸 문제점은 모든 것이 선수들 스스로에게만 맡겨져 있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개인적으로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 시스템이었던 것. 때문에 결과에 대해서도 선수 개인이 책임을 져야만 했다. 이러한 운영은 선수들에게 자유스런 연습환경을 부여해 주지만 그만큼 방종을 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임과 의무를 동시에 부여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에게 그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일에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김감독은 이외에도 1군과 2군이 같이 연습할 수 있는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도입하고 선발전을 확대하는 등의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신인 선발에 관해서는 현재 시행중인 선발전은 물론 커리지 매치나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큰 규모의 대회를 통해 스카우트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렇듯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김 감독은 현재의 선수들 만으로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직행티켓은 얻지 못하더라도 우승만큼은 빼앗길 수 없습니다” 이는 KTF가 가진 목표이자 팬들이 가진 열망이기도 하다. 그는 “경기 결과에 대해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없다”며 “김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많은 격려는 물론 따끔한 충고를 해줄 것도 당부했다.
<김명근기자 diony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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