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기자의 크로스파이어 모소 체험기]재미는 살렸다

개발: 스마일게이트

서비스: 네오위즈

서비스형태: 클로즈베타테스트 준비

장르: FPS

권장사양: 펜티엄 4 1.8GHz, 메모리 512M

최근 국내에는 FPS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라는 거대한 그림자에 눌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던 과거는 더 이상 없는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크로스파이어’는 FPS의 전통과 테두리를 지키고 있지만 잘 만든 게임이란, 재미있는 게임이란 무엇인지 심각한 질문을 던져주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크로스파이어’는 ‘헤드샷온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알려진 작품이다. 야후게임에서 네오위즈로 바톤 터치가 되면서 타이틀을 변경하고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재탄생된 게임이다. 그런 만큼 개발사의 의지도 남다르다.

주피터 엔진을 기반으로 시작했으나 무려 3년이라는 개발기간을 통해 보완과 수정을 반복했다. 현재 버전을 주피터 엔진이라고 명명하기에 무리가 있을 정도다. 개발사의 꾸준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게임을 시작하면 2개의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로비나 기타 부수적인 면모는 갖춰지지 않았다(그리고 크게 중요한 것도 아니다).

방장은 팀 데스매치와 데스매치를 선택할 수 있는데 팀 데스매치도 여러 모드로 나뉜다. 공격과 방어, 폭탄 설치 등 테러리스트와 진압부대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게임으로 구현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카운터 스트라이커’와 조금도 다름이 없다.



비단 이 게임 뿐만 아니라 많은 FPS 작품들이 포용하고 인정하는 평준화 된 모드다.

게임은 무척 현실적이다. 플레이가 시작되면 B 키를 눌러 배낭을 선택할 수 있는데 배낭에는 각기 다른 총기와 보조 무기가 하나의 패키지로 묶여 있다. 예를 들어, 1번 배낭에는 M4A1 소총과 수류탄, 권총이 포함되며 2번에는 AK 기관총과 권총만 사용이 가능하는 것 등이다.

배낭을 고르면 곧바로 실제 전장으로 투입된다. 화면은 당연히 일인칭이며 중앙에는 조준선이 보인다. 유저의 움직임에 따라 조준선이 함께 움직이며 탄착군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가만히 서 있는 자세에서 사격하는 것과 달리며 공격하는 상황은 천지차이다. 상대방에게 효과적인 피해를 주기 위해서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자세지만 반대로 쉽게 조준된다.

FPS는 이러한 딜레마에 빠져 플레이하는 것이 진국이다. 사운드는 리얼한 총기음을 사실적으로 들려주며 사격에 따른 타격감도 뛰어난 편이다. 수류탄에 의한 공격은 범위 데미지를 주는데 아군일 경우 피해가 경미하다. 그러나 상처를 입기 때문에 수류탄을 함부로 사용하면 욕을 먹는다.이 작품은 총기에 따른 데미지와 탄착군 형성도 각기 다르게 설정 돼 있다. M4A1은 정확성이 높지만 데미지가 약한 편이다. 이에 비해 AK 소총은 강하지만 반동이 심해 단 한방에 적의 머리를 맞춰야만 효과가 높다. 익숙한 유저들은 대체로 AK를 선호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어차피 고수끼리는 난전이 아니라 원 샷 원 킬이기 때문이다.

게임의 맵은 다소 복잡하다. 레벨 디자인은 FPS에서 가장 힘든 작업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밸런스 때문이다. 진영이 2개 존재하고 플레이가 동시에 시작되기 때문에 지형이 유리하거나 불리하면 절대로 안 된다. 적당히 유리하면 적당히 불리한 장소가 존재해야만 한다.

칼로 자른 듯 대칭 구조면 가장 좋을 것 같지만 그러면 또 너무 평범해진다. 맵은 순전히 디자이너의 머리에서 나와야 하고 스나이핑의 묘미까지 갖추기 위해선 수많은 테스트가 필요한 법이다.

‘크로스파이어’의 맵은 몰래 몸을 숨길 장소가 많고 전반적으로 맵이 크고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정리가 필요하다. FPS에서 맵은 화끈하고 총격전이 벌어지는 특정 지점이 존재해야 대결의 맛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실력에 따라 승패가 극명하게 나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완충 작용을 해주는 구조가 옳은 것이다.

또 단순 일방통행식이면 지루하므로 뒤를 돌아 습격하는 재미도 부여돼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어울려야 비로소 FPS의 레벨 디자인이 완성되는 것이다.결론적으로 ‘크로스파이어’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한국식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표방하는 작품이다. 현재 국내 FPS 시장은 ‘스페셜 포스’와 ‘서든 어택’이 양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크로스파이어’는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베이스로 깔고 나름대로 독창적인 플레이와 모드를 추구하는 것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FPS의 전통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조금 더 재미있는 플레이를 위해 작품 정도로 보인다. 물론 개발진이 마련하고 있는 독창적인 플레이 모드는 차후 오픈베타테스트까지 진행되야 공개되므로 섣불리 판단하기란 힘들다.

이와 더불어 이 게임은 무척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플레이 자체는 재미가 있고 그래픽과 사운드도 멋지다. 특히 사운드는 우리말로 녹음되기에 더욱 값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개운하지가 못하다. 게임업계에서는 재미만 있으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고 보는 관계자가 많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 잘 만든 작품이 반드시 흥행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확실한 재미를 보장해주지도 못한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재미있고 성공한 게임이 훌륭한 작품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개발자는 이런 시스템과 공식을 처음부터 따라해야만 할까. ‘크로스파이어’는 재미있는 게임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딱 멈췄기 때문에 아쉬운 느낌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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