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반도체, 이제는 IP 싸움이다](하)한국 산업지형에 맞는 IP개발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은 반도체·부품 업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업계의 요구에 따라 IT SoC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주요 업체들은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로드맵 작성에 나섰으며, 빠르면 이달 말 IT SoC 로드맵이 업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 로드맵에는 향후 시장에 어떤 IP가 필요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도 포함됐다. 업계는 이 로드맵을 참조해 불필요한 개발·투자를 없애고 국내 휴대폰·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의 핵심 부품을 개발하는 데 나설 계획이다. 이와 보조를 맞춰 업계에서는 로드맵 상에 필요한 IP를 연구기관에서 먼저 개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산관연이 머리를 맞대고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성장을 위한 IP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번 로드맵 작성 작업은 실제 업계가 요구한 것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 최근 특허청이 2단계 반도체설계재산 보호유통기반 조성사업 수행 기관으로 연구기관이 아닌 전문업체를 선정한 것도 ‘산업 활성화’에 대한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반도체설계재산유통센터(KIPEX)는 IP유통사업의 핵심을 실질적으로 필요한 IP에 대한 정보를 업계에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ARM·멘토·케이던스 등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DB에 이들의 핵심 IP 카테고리를 비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 IP에 대해서는 국내 업체들이 IP를 상용화하고 해외에 수출할 수 있도록, 매뉴얼 작성 등 마케팅에 필요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IP CoS 센터도 사업의 무게 중심을 파운드리 업체와의 협력에 실었다. 반도체 업계는 파운드리 검증을 마친 IP에 대한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DB로 구축된 IP 중 파운드리 업체들이 사용가능한 IP를 따져 파운드리에 포팅하는 방법이다.

 이윤종 정통부 PM은 “실질적으로 쓸 만한 IP를 지원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IP 유통 기관들의 모습도 업계의 요구에 맞춰지고 있다”며 “팹리스와 파운드리 중심의 IP 유통 구조가 확립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통 구조 발전에서 더 나아가 업계가 바라는 것은 검증된 IP 확보와 IP 거래시의 비용지원이다. 국내 IP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IP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IP라 할지라도 DB에 저장된 IP 활용도가 떨어진 것은 바로 검증 때문이었다. 수 억원에 달하는 시제품 제작 비용을 감수할 업체는 없기 때문이다. 국내 IP를 사용하는 업체들에게 MPW나 싱글런 서비스를 강화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해외 IP를 사용할 때에도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해외 IP에 대해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것은 업체 당사자가 할 지라도 제품 개발을 위해 샘플을 사용하는 것은 공동구매형태로 기관이 나서서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에게 해외 IP는 보다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내 IP를 사용할 경우 다양한 혜택을 부여해 주는 것이 IP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이라며 “IP 활성화는 결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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