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4주년(2)]5대 추진과제(Ⅴ)신IT 인력양성

 ‘사람만이 희망이다.’

 IT 고속성장을 이끌어 온 원천 에너지가 사람으로부터 나왔듯, IT 턴어라운드의 동력도 사람에게서 찾아야 한다.

 신IT 인력을 양성하고,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 키워나가는 것은 범정부 차원의 목표가 되고 있다. 참여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이공계 인력 집중 양성, IT 클러스터를 활용한 지방 전문 인력풀 고도화, 대학의 IT교육 혁신 등을 끈기있게 추진해왔다.

 우선 기술 개발 마인드에 기초해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인재를 폭넓게 발굴·양성해야 한다. 기술 따로, 경영 따로, 투자도 따로 이뤄지던 이른바 ‘따로’식 구조가 깨지지 않으면 성장도 발전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기술분야의 MBA라 할 수 있는 기술경영(MOT) 학위제를 운용키로 한 것은 획기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산업자원부는 기술지식과 경영지식을 함께 갖춘 이공계 핵심 인력 양성을 위한 기술경영(MOT) 석·박사 학위과정을 서울대와 성균관대, 포항공대, 한국기술교육대 등 4개 대학에 설치, 운영에 들어갔다. 이들 대학은 내년 1학기까지 기술경영(MOT) 학위 과정을 설치한 뒤, 서울대 42명, 성균관대 50명, 포항공대 20명, 한국기술교육대 50명 등 연간 160여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2년 후, 우리나라에도 MOT 학위소지자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MOT 학위 과정은 학부 졸업생이나 산업계 재직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2년 동안 주간제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과정 자체가 이론과 경험에 두루 능통한 ‘멀티형 IT인재’를 길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해 입학생에게 일정 수준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교과 과정에 삼성전자, LG전자, SK, 포스코 등 국내외 기업에서 인턴십을 수행하는 글로벌 인턴십이 필수 코스로 포함된다.

 전국 일반 종합대학에도 이공계 고학년생을 대상으로 MOT 기초를 교육하는 과정이 개설·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이공계 3∼4학년 학부생을 대상으로 MOT 개론, 기술관리, 벤처 경영 등의 내용을 강의하는 MOT 소양강좌를 한국외국어대, 한양대, 공주대, 조선대, 제주대 등 15개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다.

 정부의 노력과 함께 기업 차원에서도 ‘국경없는 IT맨’을 키우기 위해 전방위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기업들의 IT인력 소싱에 있어 다국적화, 다시장화가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해외 우수 인력의 유입을 막을 수 없는 일이듯, 기업이 글로벌 경쟁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글’에 인력을 풀어놓 듯 더 많은 인력을 해외로 내보내야 한다. 해외로 인력을 보내는 것이 우리 산업의 대외의존도를 키우는 것이라고 보는 색안경도 벗어놓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풀어놓은 우수한 인력들이 국내 산업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다. 기업과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커질수록 신IT 인재를 담는 그릇도 커지는 셈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중국, 인력 확보도 `메머드급`

 중국이 세계 인재 확보 전략에서도 ‘큰손’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대학을 세계 일류 대학교로 키우기 위해 해외 석학 1000명을 일거에 스카우트하기로 했다.

 전례가 없는 이번 실험은 중국 교육부의 이른바 ‘111계획’으로 표면화됐다.

 ‘111계획’은 세계 100위권 대학 교수와 연구기관 학자 등 1000여명을 스카우트해 중국의 우수 과학자들과 함께 연구팀을 구성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담고 있다. 이를 통해 100여개 안팎의 세계 일류학과 혁신기지를 만든다는 목표다.

 세계 100위 안의 대학수가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 우리나라로선 한참을 쫓아가도 닿지 못할 원대한 목표다.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부와 국가 외국전문가국은 각 대학 학과 혁신 및 우수 연구인재 유치기지에 세계 일류 인재들을 모아 고등교육기관의 과학기술 혁신 능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이러한 도전은 바로 옆에 있는 우리나라로선 커다란 위협일 수밖에 없다. 당장의 기술 수준은 앞서 있지만, 이런 우수 인재를 통해 쑥쑥 커나갈 중국의 기술력 앞에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사정권 안에 놓인 셈이다. 우리의 IT인력 발굴, 양성, 수급, 계발 계획이 고도화되어야만 글로벌 경쟁 무대에서 IT산업의 미래도 보장받을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사진: 최근 한국RFID/USN협회가 개최한 전자태그(RFID) 교육에 참가한 기업체 실습생이 실습 키트를 노트북 컴퓨터에 연결해 사용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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