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센터도 멀티시대 "한 곳으로는 안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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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가 지난 6월 실시한 재해복구 모의훈련 모습. 전산팀이 용인 재해복구센터에서 실제 대고객 업무를 해 보고 있다.

 지난 7월 포항 건설 노조원들이 포스코 본사 건물을 장기간 점령하자 포스코 정보화시스템 그룹팀에도 비상이 걸렸다. 혹시 모를 불상사로 포항 본사에 위치한 주전산센터의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던 것. 이에 따라 포스코 정보화팀은 광양 재해복구센터로 전산시스템 전환을 대기하는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포스코는 올 상반기 업계에서 처음으로 분당 전산센터, 서울 미러링센터, 포항 전산센터 3곳을 연동하는 전사자원관리(ERP) 삼원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나로는 안심 못해”=대기업을 중심으로 멀티 백업센터 구축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주전산센터의 메인 스토리지를 원격지 전산센터의 백업 스토리지에 1대 1 복제해 두는 개념에서 여러 개의 백업센터에 데이터를 보관해 두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히 대기업 CIO를 중심으로 태풍과 폭우·홍수 등 각종 자연재해부터 화재나 건물 붕괴, 테러 사건이나 노조파업 등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에 대비해 멀티 백업센터 구축을 잇달아 지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동기 방식의 재해복구 솔루션이 나오고 디스크와 네트워크 구성 가격이 하락하는 등 예산 부담이 줄면서 멀티 백업센터 도입을 검토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올해 멀티 백업센터 수요 개화=멀티 백업센터는 주전산센터에 1개의 백업센터를 두고, 원격지에 백업센터를 두는 형태가 주류를 이룬다. 산업은행(여의도-분당), KTF(역삼동-용인), 국민은행(염창동-종암동), 한국시티은행(인천-마북리) 등이 대표적 사례.

 최근에는 삼성생명도 과천 주전산센터에 백업센터를 두고 구미에 백업센터를 또 하나 두는 재해복구시스템을 완료했다.

 멀티 백업센터는 대부분의 사례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 업계를 중심으로 중견 기업에서도 멀티 백업센터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미 G마켓은 국내에서 주전산센터인 논현동 KIDC에 백업센터를 하나 두고 서초동 KIDC에 다시 백업하는 업계 최초의 실시간 삼원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했다.

 목주영 G마켓 실장은 “G마켓은 워낙 실시간 거래가 많고 데이터 대부분이 매매 정보여서 한번 장애가 일어나면 비용 부담이 크다”며 “3중 재해복구시스템을 갖춘 후 데이터 안정을 꾀하고 월말 장부 정리 때에도 주전산시스템의 부하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10개 사이트 예상=업계에서는 연말까지 멀티 백업센터를 갖춘 곳이 10개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신한카드가 멀티 백업센터를 준비중이고 해운업계,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3∼4개 업체가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삼성전자도 수원에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과 맞물려 과천과 수원·구미 등을 잇는 멀티 백업센터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EMC가 동국제강의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에 따른 기회 손실 비용을 추적한 자료에 따르면 2년간 총 411억5000만원의 기회 손실 비용을 절감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복구 시간 단축(6주→4시간 이내)과 정보손실 축소 방지(7일→0시간) 등으로 매출 기회 손실 방지 비용 389억원, 임직원 생산성 손실 방지 비용 22억5000만원이 절감됐다는 것.

 이만영 한국EMC 상무는 “멀티 백업센터는 기술 노하우와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초기 DR 구축이 금융권·대형 제조업체·중소기업으로 확산됐듯 멀티 백업센터 구축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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