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통신과 미디어 분야에 대해서 유럽연합(EU)은 최소한의 공통된 규제 틀을 갖고 있다. 특히 EU는 융합서비스 분야에서 소비자 권익 보호라는 최우선 명제를 내세운다. 융합서비스 측면의 EU의 규제 정책을 살펴본다.
사전적 규제에 대한 유럽연합(EU) 측의 견해는 ‘독점자본(불완전한 경쟁상태라는 유산으로 남겨진 국영 독점)이 중요한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는 한 새로운 시장참여자를 위한 공정 경쟁의 장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적인 선택’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이와 함께 ‘시장원리가 필수적인 공익 서비스로부터 어떤 사회 집단의 배제를 가져올 지도 모르기 때문에 규제 시스템은 적정한 가격에 기본적인 서비스를 보장하는 것이 모든 이에게 유익하다’는 국제적인 서비스 의무를 인정하는데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융합서비스에 대한 EU의 인식은 어떨까. EU측은 “디지털 기술은 전화, TV, 혹은 PC와 같은 목적으로 통합 소비자 장치에 사용하고, 동일한 전송 네트워크에 의해 수행되는 전통적이고 새로운 서비스에 근본적으로 더 높은 역량과 더 많은 유연성(탄력성)을 가능케 한다. 융합은 이미 전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그것은 단지 기술에 대해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그것은 기술의 영향에 대한 논쟁이고 성숙한 정보 사회를 향한 양적인 도약을 표현한다. 만약 유럽이 융합의 약속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소비자 선택과 문화적 다양성은 증가할 것이다. 적정한 규제 장치를 둠으로써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은 유럽에서 협력적인 환경이 보장되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며 규제 필요성을 설명한다.
융합 서비스에 대한 EU의 기본 규제 방향은 특정한 기술을 사용한다 해서 다른 기술과 차별을 두지 않는 ‘기술 중립성’이 중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 권익을 최대한 보장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EU는 융합 서비스에 대해 커뮤니케이션과 콘텐츠를 분리해 규제하고 있다. 이중 커뮤니케이션 규제가 시장 경제 원칙에 따른 법적 기준에 따른다면, 콘텐츠 규제는 사회적, 윤리적 측면 등을 고려해 공익적인 차원에서 규제 기준을 부과할 것을 권고한다.
커뮤니케이션 규제와 관련해서 EU는 쌍방향 TV 서비스를 주목하며, 이에 따른 법제 개정을 권장하고 있다. 반면 콘텐츠 규제는 ‘국경 없는 TV 지침서’를 규제 프레임워크로 삼고 있다. 국경 없는 TV 지침서는 일종의 방송 콘텐츠에 관련된 회원국의 가이드라인으로, 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 EU 회원국가 어디로든 방송 서비스가 가능하다. 물론 이때 방송 허가는 유럽 전체가 아닌 소속 국가로부터 받으면 된다.
EU는 특히 융합서비스 등장에 따른 콘텐츠 규제와 관련 시청각 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EU측은 ‘TV 규제 완화라는 현대화를 위해 인터넷을 규제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일은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새로운 규제완화조치는 오직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에 관한 규정을 포함하며 사회기반시설이나 네트워크 규제를 위한 새로운 규정을 만들지 않는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특별한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포함하면서도 그것들이 어떻게 전송되느냐에 관계없다(인터넷을 경유하든 어떤 다른 플랫폼을 통하든 간에)는 것을 의미한다. EU 측은 ‘동일한 콘텐츠를 공급하는 다른 시청각 미디어는 또 다른 규제 처분을 받고 있다’며 ‘이것은 오직 전달 모드(플랫폼) 또는 네트워크에 기반을 두는데, 이 상태는 변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브뤼셀(벨기에)=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인터뷰: 레네이트 도르 정보통신총국 멀티미디어 규제 팀장
△통신과 미디어 정책을 개략적으로 설명해달라
=통신정책은 시장을 ‘자유화’하고, 진정한 경쟁이 이뤄지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EU의 통신 정책은 승인,보편적 서비스, 주파수정책 등 세 가지가 핵심이다. 가장 민감한 문제인 주파수 정책은 회원국 수준에서 결정, 유지가 우선인데 이를 EU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자유화도 중요한 문제다. 사전규제 완화를 넘어서 국경을 넘어선 서비스를 허용하는 문제다. 유럽 시장을 단일화해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휴대이동방송과 같은 융합서비스가 상용화되는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다.
미디어정책은 ‘국경 없는TV 지침서’가 가장 큰 이슈다. 이 지침서는 25개 EU 회원국이 단일 시장에서 TV를 볼 수 있게 하자는 의도로 만들었다. 이게 가능하기 위해선 최소한의 화합과 조합이 필요하다. 지난 89년 만들어졌고 90년부터 각 방송사들이 지켜왔다.
△최근 등장하는 융합서비스도 ‘국경 없는 TV 지침서’에 포함되는가
=EU집행위원회에서 지침서를 현대화하자고 제안했다. 미디어 융합 시대에 맞게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년 말까지 일정으로 회원국과 구주의회에서 검토중이다. 새로운 제안 목적은 한 마디로 ‘플랫폼 네트워크 뉴츠럴라이제이션’, 즉 기술중립성을 보장하자는 의미다. 방송이 케이블을 통하든 ADSL과 같은 통신망을 통하든 어떤 경로를 통하든 간에 상관없다. 미디어 서비스는 사용자가 어떤 시간에 어떤 식으로 방송을 받고 싶은지 결정하는 시기까지 발전해왔다. 온디맨드 서비스 시대라는 의미다. 이런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부여한다. 전통적인 방송보다 작은 규제로 전환돼야 한다.
△국경 없는 TV 지첨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국경 없는TV 지침서를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목적은 ‘의사표현의 자유’이다. 이는 콘텐츠제공자가 유럽 어디에서도 서비스를 하게 하기 위해서다. 현대화 측면에서는 플랫폼(기술중립성)은 인터넷 규제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로를 통해 전달되든 간에 같은 조건에 의해 규제가 돼야한다. 예를 들어 재래식 TV가 청소년 규율을 준수해야한다면 IPTV 역시 마찬가지다. 전달방식이 다르다 해서 약자 청소년을 보호해야하는 조항을 따르지 않을 수는 없다. 현대화 제안은 바로 동일 콘텐츠라면 같은 규율에 의해서 통제하기 위해서다. 작년 12월, 네트워크가 같은 콘텐츠를 제공할 때 같은 룰을 제정하는 것이 맞다는 안을 만들었다.
△ 통신사도 국경 없는 TV 지첨서를 따라야하는가
=통신사가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책임까지 진다면 제안서를 따라야 한다. 통신사가 전송만 담당한다면 별도의 제공자가 있을 것이다. 통신사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다만, 방송에서는 각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각국 규제 현황 파악이나 통일된 정책 운영을 위해 EU 차원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양방향 TV 서비스는 전자상거래 지침에 의해 규제되고 있다. 이 지침은 회원국들이 ‘소수자의 보호’나 ‘혐오를 유발하는 것에 대한 투쟁’ 또는 ‘소비자 보호’와 같은 공공정책의 근거가 된다. 그러나 자칫 이는 회원국이 서로 다른 규칙에 따를 필요에 직면하는 상황을 초래할수도 있다. 독일만 해도 ‘미디어서비스’ 또는 ‘텔레서비스’의 정의 아래 둘 다 해당될 수 있다. 전자는 국가 차원에서, 후자는 연방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규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EU 차원에서 액션은 온 디맨드 서비스와 관계되는 국가적인 규제와 같은 최소한의 조화를 통해 법률적인 확실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미디어 오퍼레이터’가 국제 시장으로부터 최대한의 이익을 얻도록 해주는 게 목표다.
*융합서비스와 EU의 역할
EU의 통신·방송 정책은 브뤼셀에 있는 EU집행위원회 산하 정보통신총국에서 맡고 있다. 정보통신총국은 지난 2004년 통신 규제를 맡는 부서와 콘텐츠 규제를 담당하는 부서가 통합돼 만들어졌다. 융합서비스를 수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현재 총국에는 100여명이 넘는 인력이 배치돼 있다.
EU는 콘텐츠와 인프라 규제를 분리하는 게 기본 방침이다. 총국에서는 미디어, 콘텐츠, 텔레콤 자유화, 기간산업(인프라스트럭쳐, 네트워크) 등에 관한 규제정책을 담당한다. 그러나 EU내에서도 현재는 이런 분류의 의미가 없다는 분위기다. 특정 규제 논의를 할 때 각 부서 인력이 합쳐질 때도 있고 해산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각 분야를 관장하는 규칙은 법조항은 다르다.
콘텐츠 규제와 인프라 규제에 대한 분리가 이원화돼 있는 EU는 특히 최근 들어 유럽 전체를 포괄하는 ‘국경 없는 TV 지침서’ 현대화 작업이 한창이다. 국경 없는 TV 지침서에서도 융합서비스를 수용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EU에서는 각국에 융합서비스를 수용할 수 있는 법이나 규제기관을 단일화할 것을 권고할까. 이에 대해 EU는 ‘미디어 컨버전스가 일어난다 하더라도 누군가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고, 전송하는 업체도 있게 마련이다. 같거나 다른 업체일 수 있다. 우리는 기술중립성과 플랫폼 중립성을 지향한다. 어떤 식으로 전송하든 간에 같은 규칙을 적용한다. 기간 산업에 관한 규정과 콘텐츠 규제가 각각 정해져 있지만 두 가지 규제의 컨버전스가 필요한 시기이다. TV현대화 작업이 마무리되면 회원국은 의무적으로 법제화해야한다. 미디어 융합을 포괄할 수 있는 규제 틀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많이 본 뉴스
-
1
[정유신의 핀테크 스토리]'비트코인 전략자산' 후속 전개에도 주목할 필요 있어
-
2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3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4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5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6
LG전자, 대대적 사업본부 재편…B2B 가시성과 확보 '드라이브'
-
7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8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9
현대차, '아이오닉 9' 공개…“美서 80% 이상 판매 목표”
-
10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