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게임은 지금까지 늘 2등(?)이었다. 포털은 대형 업체들에 가려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온라인게임들은 대박의 기로에서 아쉽게 주저앉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같은 엠게임의 징크스는 조만간 깨질 것 같다.
‘풍림화산’ ‘홀릭’ 등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들에 대한 기대감이 시간이 흐를 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만 놓고보면 이미 엠게임은 독보적이다. 밖에서 ‘엠게임’이라면 신뢰하는 퍼블리셔가 적지 않다고 한다. 엠게임의 도약을 진두지휘하는 총감독이 바로 권이형(36) 부사장이다.
엠게임은 조용한 이미지가 강하다. 왠만한 이슈가 발생해도 요란을 떨거나 야단스럽지 않다.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라는 권 부사장의 말처럼 떳떳하고 자신있는 사항이 아니면 공개 자체를 꺼려 한다. ‘자랑거리도 아니고 누구나 다 이 정도는 한다’는 그의 생각은 자만이 아니라 실제 속마음이다.
그렇다고 정말로 보여줄 것이 없는 곳은 더더욱 아니다. 목소리 톤은 낮지만 내실을 꾸준히 다져 그 기반이 튼실하다. 또 활발하고 공격적인 해외 진출로 예상 보다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것이 엠게임의 색깔이고 그 색을 덫칠하는 사람이 바로 권 부사장이다.“우리는 해외에서 더 큰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게임은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죠. 이런 마인드에 입각해 해외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해 왔으며,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 말 속에 자신감이 묻어난다. 권 부사장의 말처럼 엠게임은 사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 온라인게임 초창기 시절부터 국제선 비행기를 탔던 이 회사는 헐값으로 작품을 넘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다. 개발자의 피와 땀이 어린 작품에 대해 자존심도 세우고 실익도 취하는 자세를 고수했다.
그리고 일단 계약이 성사되면 전력을 다해 현지 파트너를 지원해 줬다. 현지에 직원들을 직접 파견해 서비스의 모든 사항을 일일이 점검하고 서포트하는 작업도 엠게임이 국내에서 최초였다. 온라인게임에 대해 ‘ㅇ’자로 모르는 해외 업체들은 고마워할 수 밖에 없었다. 엠게임의 해외 담당자는 한달의 절반 이상을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지낸다. 이러한 그들은 노력은 헛되지 않아 지금까지 많은 작품들이 알게 모르게 높은 결실을 맺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엠게임은 해외 퍼블리셔들 사이에서 높은 신뢰를 구축했다. 일단 관계를 맺으면 ‘끝까지 함께 간다’는 정신으로 무장한 이 회사는 국내 협력 개발사들과도 끈끈한 정을 과시한다.
“엠게임의 대표작인 ‘열혈강호’는 대부분의 대륙과 국가에 진출해 있고 앞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심지어는 남미도 포함돼 있죠. 이런 네트워크는 하루 아침에 얻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저희의 해외 노하우는 국내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그의 말은 미더웠다.엠게임은 퍼블리셔인 동시에 개발사이다. 또 권 부사장은 개발자 출신이다. 그런 그가 설명하는 신작은 벌써부터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현재 이름만 발표된 ‘풍림화산’과 ‘홀릭’은 엠게임이 오랜 기간동안 산고를 거쳐 완성한 MMORPG다.
‘풍림화산’은 독특한 이름과 분위기답게 무협을 테마로 삼고 있다. ‘홀릭’은 타이틀만 공개했을 뿐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MMORPG 시장에 이 작품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MMORPG를 동시에 2개 공개하는 것은 사실 모험이 뒤따릅니다. 하지만 타깃층이 판이하게 다르고 게임의 성격도 다르죠. 다 만든 게임을 굳이 연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업체들이 일반적으로 몇 달의 시간차를 두고 일부러 오픈을 늦추는 ‘작업’을 따라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게임이 좋으면 잘 되고 그렇지 못하면 아무리 띄워도 불가능하다는 진리를 체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풍림화산’과 ‘홀릭’으로 엠게임의 도약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오랜 경험과 기술을 갖춘 개발자들이 꾸준히 빚어낸 작품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풍림화산’은 던전 시스템과 파티 플레이가 매우 독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홀릭’ 또한 미래와 해외를 겨냥한 야심작이다.온라인게임 사업은 쉽지 않다. 일년에 수많은 게임이 쏟아지지만 성공하는 작품은 불과 한 두개다. 유저에게 알리는 것은 쉽지만 높은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하고 유지하기란 대단히 힘들다. 패키지와 달리 무료로 얼마든지 즐길 수 있고 언제든지 다른 게임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약 십년 동안 게임계에 몸담아 온 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 한 기사를 보니 용산의 몰락은 바가지 상술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게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과대포장이나 거짓말은 결국 들통납니다. 솔직한 모습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 아닌가 싶어요.”
그는 게임 사업과 엠게임의 전략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특별히 타 업체들과 다른 점도 없지만 단지 진솔하게 사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이 국내에서 크게 인정받지 못해도 언젠가는 밑바탕으로 작용해 정상에 오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마지막으로 권 부사장은 이런 말을 남겼다. “천천히 가야 합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고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기술은 빠르게 변해도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사업은 결국 사람과 하는 것입니다. 유저들에게 좋은 게임을 서비스하고 파트너사들과 오랫동안 즐겁고 함께 걷고 싶은 게 저희들의 소망입니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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