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고유가, 환율하락으로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를 겪은 IT제조 상장사들이 연구개발(R&D) 투자는 꾸준히 늘린 것으로 나타나 미래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둔 통신업체들은 R&D 비용을 줄여 대조를 이뤘다.
24일 본지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상장사 반기보고서를 바탕으로 시가총액 상위 20대 IT기업(유가증권 10개, 코스닥 10개)의 R&D 투자현황을 조사한 결과 IT업체의 올 상반기 R&D 투자비용은 총 4조30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1171억원보다 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상반기 IT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5% 감소한 것에 비하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R&D 부문에 상당한 투자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체 매출액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32%에서 올 상반기 6.28%로 줄어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는 IT제조업체와 인터넷 업체들이 대부분 R&D 투자를 늘린 데 비해 6개 통신사들이 모두 R&D 비중을 줄이거나 동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KT 등 6개 통신업체는 지난해 상반기 3270억원을 R&D에 투자했으나 올해는 2810억원에 그쳤다. 특히 매출이 같은 기간 9.5% 증가한 것에 비하면 R&D 비중은 0.4%포인트나 감소한 1.59%에 그쳤다.
박강호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통신서비스 업체는 서비스 개발단계에서 R&D지출이 늘어나는데 신규서비스인 와이브로·IPTV 등의 준비 및 론칭 시점이 이미 지난 상황이기 때문에 규모가 줄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측은 “상반기에는 R&D 투자가 다소 줄었으나 하반기에 신성장동력 아이템을 중심으로 R&D 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이라며 “올해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R&D 비중(2.81%)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IT제조사의 상반기 R&D 비중도 커졌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2조7731억원의 R&D비를 투자해 지난해 2조6730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늘렸으며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9.80%에서 9.90%로 높아졌다.
2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둔 하이닉스는 R&D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0.47%포인트 늘어 6%를 넘어섰으며 LG필립스LCD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600억원 가까이 증가한 2100억원대의 R&D투자를 집행했다.
특히 코스닥 인터넷 대표주들의 공격적인 R&D 투자가 돋보였다. NHN은 지난해 상반기 R&D 투자비가 133억원에 그쳤으나 올해는 2배가 훨씬 넘는 315억원을 투입했으며 다음의 R&D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1.23%에서 올해 5.40%로 껑충 뛰었다.
김지수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R&D 투자를 늘린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매출 대비 R&D 비중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며 “기술력 향상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이윤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R&D 비용만큼은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인혜·설성인기자@전자신문, ihcho·sis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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