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파장…떨고 있는 벤처업계

‘바다이야기’의 후폭풍이 게임산업에서 국내 벤처산업 전반으로 급속히 퍼질 조짐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바다이야기 사건에 벤처(캐피털)업계에 이어 벤처의 핵심 자금줄인 중소기업진흥공단·신용보증기관들이 함께 거론되면서 벤처의 자금난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벤처업계, 악재 연속=정부의 2004·2005년 벤처활성화 대책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됐던 올해, 벤처업계로서는 ‘VK의 부도’에 이은 달갑지 않은 ‘초대형 악재’를 만났다. 이번 사건이 비록 현재까지는 정치적 이슈에 국한돼 있지만 직접적 파장은 벤처(캐피털)산업 전반으로 미칠 전망이다.

 ‘벤처 붐’ 시기인 지난 97년 설립돼 2002년 코스닥까지 올라가며 성공 벤처기업 대열에 올라섰던 통신장비업체인 우전시스텍을 포함해 이번 사건에는 에이원비즈·엔버스터 등 신생 기술 중소기업들이 대거 관여했다. 특히 벤처캐피털업체인 무한투자가 이번 바다이야기 사태에서도 우전시스텍의 경영권을 인수해 지코프라임에 넘겨, 벤처캐피털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전대열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은 “바다이야기 문제는 사행성 게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 중소기업진흥공단 대출 등 이상한 방향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당장 자금경색 우려=가장 걱정되는 것은 벤처기업의 자금줄 문제다. 이미 ‘벤처활성화 대책’의 약발이 미진해지고 VK의 부도로 벤처로의 자금 경색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터져, 영향을 피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이슈화하는 등 장기화될 경우 지난 벤처게이트 이후 벤처로의 자금줄이 뚝 끊긴 사례처럼 벤처업계가 심각한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정부의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목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거론되고 있는 신용보증기관(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혁신형 중소기업 자금지원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었다. 정부 산하기관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바다이야기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음을 설명했지만 실제로 영향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파장 최소화해야=업계는 이번 일이 사행성 게임기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벤처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윤종연 한국IT벤처투자 상무는 “사실은 밝혀져야 하겠지만 이번 일로 인해 벤처산업 전반에 대한 이미지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모든 것이 적법하게 이뤄졌다면 그에 따른 파장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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