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SW 기업을 무더기로 인수하면서 기업용 SW 산업에서 가장 활발한 통합자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IBM은 지난 3주 동안 파일넷·MRO 소프트웨어·웨비파이 등 3개의 SW 기업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3개 기업 인수가 완료되면 인수금액은 자그마치 23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넘어서게 된다. IBM이 2003년부터 인수한 기업까지 모두 합하면 IBM이 인수하는 SW기업 수는 31개, 비용은 90억달러(약 8조6000억원) 이상에 이르게 된다. 표 참조
IBM은 SW가 향후 수년 간 자사의 이익 성장에 8∼10%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BM은 메인프레임 관련 SW 매출이 변동이 없거나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티볼리·DB2·웹스피어·로터스·래셔널 등 미들웨어의 높은 이익률에 의지하고 있다. IBM의 기업 인수는 매출 성장에 2∼3% 기여하며, IBM SW 그룹의 연간 매출 158억달러중 거의 절반인 미들웨어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컴퓨팅 산업의 SOA 전환이 기업인수 기폭제=IBM SW 그룹의 크리스토프 클뢰크너 전략 및 기술 담당 부사장은 컴퓨팅 산업이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로 전환하는 것이 IBM의 잇따른 SW기업 인수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SW기업 인수는 IBM의 SOA 진출에 필요한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IBM은 기업 고객들을 위한 원스톱 숍이 되기 위해 오라클·SAP·마이크로소프트·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과 경쟁하면서 소규모 SW 업체 인수를 표준적인 방식으로 삼아 왔다.
SOA는 백엔드 시스템을 모듈 방식으로 설계하는 접근법 중 하나로 산업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SOA는 SW 제품 뿐 아니라 서비스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SOA가 잘 이뤄지면 기업은 기존 업무를 반복하는 대신 SW 컴포넌트를 재사용할 수 있고 다른 종류의 시스템 사이에 정보를 더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된다. SW와 서비스의 결합은 매출 증가와 저가경쟁 회피를 위한 IBM의 전략에 필수적 요소가 돼 왔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존 라이머 애널리스트는 SOA를 통해 재사용이 가능한 SW를 보유하는 것은 IBM의 고객 애플리케이션 개발 서비스 사업에서 이익 마진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SW산업의 통합자로 부상=클뢰크너 IBM 부사장은 IBM이 SW산업의 통합자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IBM은 고객들에게 SW와 HW 및 서비스를 더 통합된 방식으로 더 빨리 제공할 수 있다”며 “우리의 노력은 시장에서 (차별화가 잘 되지 않는 비슷한 SW들이 만연하는) 중복을 제거하는 것과도 관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IBM이 진보된 기능을 갖춘 SW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오픈 소스 SW와 온라인 호스티드 서비스 등의 가격 인하 압박보다 한발짝 앞서 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IBM이 파일넷을 인수할 경우 제품이 많이 중복되는 탓에 통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IBM이 자산 관리 SW 업체인 MRO 소프트웨어를 인수할 경우 협력사들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라이머 애널리스트는 “IBM은 새로운 시장에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려고 애쓰고 있다. IBM은 이 시장을 오라클과 SAP에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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