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 인터넷전화 1년…아직 갈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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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삼성네트웍스와 애니유저넷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070 인터넷전화 1호’ 타이틀을 얻기 위해 신경전을 벌였다. 품질승인은 애니유저넷이, 상용서비스(KT와 연동)는 삼성네트웍스가 한발 빨랐다. 98년 별정통신사업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번호를 직접 받았고 사업자 간 경쟁도 벌어져 산업 선순환을 기대케했다.

그러나 1년 후, 두 별정사업자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10만명도 안된다. 첫 돌 잔치를 벌이기엔 현실은 우울하다.

◇070 번호의 우울한 1년=삼성네트웍스의 7월 현재 가입자는 7만2000명, 애니유저넷은 약 2만명을 모았다. 별정1호 사업자인 새롬리더스·무한넷코리아·새롬씨앤티 등을 합쳐도 10만∼15만명에 불과하다. 삼성네트웍스는 올 연말까지 가입자 목표를 20만명으로 잡았다. 이는 당초 목표 50만명을 훨씬 밑도는 수치다. 올 1월부터 서비스에 나선 KT·하나로텔레콤·데이콤 등 기간통신사업자를 포함한다고 해도 전체 070 번호 가입자 규모는 초라하기만 하다. 인터넷전화가 IT839 정책의 8대 서비스에 포함됐을 때 가입자 목표는 2005년까지 100만명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속도라면 이 목표는 2008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네트웍스가 사업자로서는 유일하게 070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민관이 함께 나서 인터넷전화의 장점을 알리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사업환경 보장하라”=인터넷전화 별정사업자 대표들은 22일 정통부의 강대영 통신전파방송정책본부장을 면담했다.

사업자들은 이날 강 본부장에 기간통신사업자와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쟁점인 △망 이용대가 △별정 착신료 △부가서비스 연동 등에 대해 해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무조건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다. 정통부에 최소한 공정하게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절박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활성화는 이제부터?=070 인터넷전화 사업이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간통신사업자가 나서면서 활성화 조짐이 보이기 때문. KT는 매니지드 VoIP 사업을 위해 장비구매에 착수했고 데이콤도 기존 전화사업부 산하 VoIP사업팀을 인터넷전화 사업부로 배치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온세통신이 유비스타가 경영권을 획득하면서 인터넷전화 시장에서 1위를 해보겠다고 의욕을 다지고 있고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이 태광그룹과의 기업결합에 성공,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어 경쟁을 가속화하는 것도 하반기 산업 활성화의 호재로 꼽을만 하다.

삼성네트웍스 전홍균 상무는 “인터넷전화가 서서히 필수품으로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주류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기간통신사업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시장 활성화가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