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달리면 LG전자 인도법인의 핵심 생산라인인 노이다 공장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백색가전과 CRT TV·컴퓨터 모니터 등을 생산하는 LG전자 인도법인은 지난 97년 설립돼 올해로 만 9년째를 맞는다.
그동안 LG전자 인도법인이 이룩한 성과는 눈부시다. CRT TV·냉장고·에어컨·세탁기 분야에서 인도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올라섰고 지난해 18억달러의 매출 달성에 이어 올해 22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은 노이다 공장의 성공을 발판으로 3년전 설립한 푸네 공장(백색가전과 휴대폰·ODD생산라인)과 인도 전역에 46개의 지점을 갖춘 명실상부한 인도 현지 기업으로 거듭났다. 해외 진출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김광로 LG전자 인도법인장(사장·60)을 현지에서 만났다.
“인도 시장은 중국보다 10년 이상 뒤처져 있지만 기복이 없는 게 최대 장점입니다. 중국이 토끼 경제라면 인도는 거북이 경제입니다. 무더운 날씨와 취약한 사회 인프라 등으로 영업이 어렵지만 인도 소비자를 대상으로 꾸준하게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현지화에 나선다면 세계 어느 지역보다도 훌륭한 성공 신화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현대자동자 등 국내 업체들이 인도에서 모두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것만 봐도 분명 인도는 우리에게 기회입니다.”
김 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중국에 진출했지만 과연 중국의 성장이 우리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이 중국 법인에서 생산한 제품을 80% 이상을 수출, 단순히 수출 기지로서 활용하고 있지만 LG전자 인도법인은 90%가량을 인도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인도 시장의 잠재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인도 시장이 결코 만만치 않다고 김 사장은 말한다. “우리보다 소니 등 일본 기업이 인도 시장에 먼저 진출했지만 일본 기업 특유의 신중함과 말레이시아·태국 등 인접 지역에 대한 과도한 투자 때문에 인도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최근에는 하이얼 등 중국기업이 인도 시장을 노리고 있지만 까다롭고 똑똑한 인도 소비자의 성향을 모른다면 성공하기 힘듭니다.”
요즘 김 사장이 신경을 쓰는 부분은 휴대폰과 PC다. 휴대폰은 저가 기종을 앞세워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인도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해 “노키아·모토로라 등과 경쟁하기위해서는 저가 폰 개발이 시급하다”며 “올해 중국이나 대만업체와 제휴해 저가폰을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김 사장은 휴대폰 시장에서도 가전 부문의 신화를 이룩하겠다는 복안이다. 인도의 PC 보급률을 감안할때 PC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인도 시장에 적합한 모델을 개발, 공급하겠다는 전략도 소개했다.
LG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3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해 질 것이라는 우려가 일각에서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PDP 등 프리미엄 가전과 PC·휴대폰 등 영업에 다시 불을 붙인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현재 10%선인 수출 비중을 30%선까지 높인다면 오는 2010년까지 59억달러의 매출을 충분히 달성할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이다(인도) 장길수기자@전자신문, ks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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