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5시]일본이 뛰고 있다

“큰일입니다. 중국시장을 일본에 다 빼앗길 판입니다.”

중국 게임시장 공략에 빨간등이 켜졌다. 그동안 중국 시장의 기린아로 평가받던 한국 업체들이 종이호랑이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특히 일본업계가 중국공략에 본격 나서면서 한국의 위상이 더 추락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상해에서 열렸던 차이나조이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차이나조이를 참관한 게이머들은 한국산 온라인게임보다는 중국 현지 온라인게임이나 일본산 온라인게임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현지 언론들도 더이상 한국이 온라인게임 종주국이 아니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보도를 했다. 물론 차이나조이에 한국 업체들이 대거 불참, 이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수 있다. 하지만 중국 퍼블리셔들이 한국산 온라인게임을 선보였지만 중국 게이머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것은 적지않은 충격이다.

중국공략에 주의보가 커진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미 중국시장 게임 랭킹을 보면 한국산 온라인게임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게이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황이 이처럼 바뀌게 된 원인은 중국 파트너와의 불협화음이 가장 큰 이유다. 중국에서 성공작으로 평가받던 대부분의 게임들이 현지 파트너와의 법정소송 등에 휘말리며 현지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중국 게이머들의 원성이 쌓였다. 이로인한 결과는 게임 순위의 하락으로 이어졌고 결국 온라인게임을 중국에 선보인 첫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밥상만 차려준 꼴이 됐다. 우리의 부진을 오히려 기회삼아 일본업체들이 적극적이고 꾸준한 애정공세를 펼치면서 만리장성이 무너지고 있다. 한국 업체들과의 잦은 마찰이 심화되자 중국 업체들이 일본과 손을 잡고 있는 것이다.

현지에서는 최근 선보이고 있는 중국 온라인게임의 개발 뒷편에 일본게임사가 있다는 후문이 들릴 정도로 중국과 일본 업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처럼 ‘위다안소’와도 같은 처지임에도 한국 업체들은 시시비비를 가리는데만 여념이 없다. 더 이상 소모성 논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 일본 뿐 아니다. 중국 업체들도 자체 게임 개발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나마 아직까지 중국 업체들이 한국의 기술력과 게임에 대해 높게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한국산 온라인게임이 더이상 중국 시장에서 종이호랑이로 전락하는 것은 막아야 할 것이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