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4사 민간 펀드 운용 3년…투자 기대 못미쳐

 KT와 이동통신 3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펀드(코리아IT펀드·KIF)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전망이다. 규약에 따라 지난 3년간 투자를 완료한만큼 사실상 올해부터는 펀드 운용에 따른 수익 창출을 예상했지만 경기 부진 속에 각 조합의 투자가 60% 정도에 그친 상태로, 수익 창출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펀드 구성은=KIF투자조합은 지난 2003년 이상철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 결성됐다. 그때는 국회를 비롯해 소비자단체 등지에서 이동전화요금 인하 요구가 거센 시기였다. 이 장관은 당시 요금 인하로 얻는 직접적인 효과보다는 통신사의 투자를 통해 IT산업 활성화 공헌을 유도하겠다는 정책적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1900억원, KT 700억원, KTF 300억원, LG텔레콤 100억원 등 총 3000억원을 출자했다.

 KIF투자조합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내 KIF조합지원실을 만들어 통신사 파견 인력을 중심으로 사무국을 운영하고 있다. 또 출자 4사 각 1인과 민간 전문가 3인으로 구성된 ‘투자운영위원회’를 통해 의사 결정을 진행한다. KIF는 오는 2010년에 해산될 예정이다.

 ◇모 펀드 18개 구성, 1770억여원 투자=KIF는 지난 2003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전문투자조합(자 펀드)에 출자하는 모 펀드(fund of funds) 18개를 설립했다.

 18개 조합이 IT 분야에 투자한 규모는 136개 기업에 1770억원에 달한다. 투자율이 60%에 못 미치는 셈이다. 투자 내용은 디지털TV를 비롯해 디지털 콘텐츠·임베디드 소프트웨어·지능형 로봇 등 IT 9대 신성장동력 분야 97개 업체에 1270억여원이 들어갔다.

 분야별로는 IT SoC 쪽이 29개 기업에 330억여원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으며, 디지털 콘텐츠(22개 305억여원), 디지털TV(19개 190억여원), 차세대 이동통신(14개 259억여원) 등이 차지했다. 또 투자 대상 기업 중 창업 3년 이내 기업이 60개를 차지, 기업공개 등을 통한 수익 창출 기회를 노렸다.

 ◇요금 인하 대체 효과 있나=지난 3년간 펀드는 이자 수익으로 180억원을 올렸다. 투자 집행이 낮으니 오히려 이자 수익이 높을 수밖에 없다.

 사무국 관계자는 다소 낮은 투자 집행률에 대해 “경기가 위축돼 있는데다 IT 거품이 꺼지면서 투자 대상을 선정하는 일 역시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처음 투자 대상 기업 중 하나가 기업공개를 통해 70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며 “내년에는 최대 800억원 규모의 수익 창출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한 투자’지만 이왕 설립된 펀드의 효과가 애초 목적에 어긋나지 않도록 좀 더 전략적인 투자 집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체 한 관계자는 “당시 통신사들은 요금 인하를 피해가면서 그 나름대로 매출 감소의 부담을 덜었다”며 “신중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당초 목적대로 조성된 펀드를 시장에 적극 풀어 벤처 육성 및 산업 활성화로 이어지게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출자한 통신사나 운용 주체인 KIF투자조합에서는 “평균 펀드 투자 후 5∼6년이 지난 후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며 “좀 더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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