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에 ‘고선명(HD) 대전’이 불붙고 있다. 초고선명(풀 HD) LCD TV가 줄줄이 출격하는가 하면 블루레이 등 고선명 DVD 플레이어도 출정을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 HD캠코더·플레이스테이션3(PS3) 등 차세대 HD영상기기들도 가세할 태세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소니·샤프 등 일본 간판기업, 국내 중소 디지털TV업체들도 하반기부터 ‘HD 신병기’를 연이어 출시, HD시장 격전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HD기기’ 줄줄이 출격=HD대전은 풀HD LCD TV 출시 경쟁으로 점화되는 형국이다. LG전자가 47인치에 이어 지난 주 37인치·42인치 풀HD TV를 전격 발표했고, 삼성전자도 40인치·46인치 풀HD TV를 이르면 이달 선보일 계획이다. 또 에이텍·SMK전자·컴파스시스템 등 중소 업체들도 풀 HD TV를 잇달아 출시했다.
소니·샤프 등 일본 간판기업도 풀HD TV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브라비아 X시리즈’ 한국어버전 개발에 착수했고, 샤프전자는 연말께 50인치대 풀HD TV를 발표할 계획이다.
LCD TV에 이어 영상 플레이어에서도 고선명 경쟁은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달 말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출시키로 한 데 이어 LG전자도 비슷한 시기에 맞춰 블루레이 플레이어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오는 11월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지원하는 차세대 게임기 PS3를 국내에 선보인다. 이 밖에 삼성전자가 연내 HD캠코더를 처음 출시하고, 소니도 파나소닉과 공동 개발한 HD급 DVD캠코더를 조만간 국내 출시할 방침이다.
◇콘텐츠·가격이 관건=HD 영상기기가 줄을 잇는 것은 방송 등 콘텐츠의 HD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가 올 연말까지 시·군 단위로 HD방송 송출지역을 확대키로 했고, 케이블TV도 오는 10월 HD방송 서비스에 나선다. 또 블루레이 플레이어·PS3 등 차세대 영상기기 등장에 맞춰 HD급 영화·게임 타이틀 출시도 잇따를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HD 타이틀 수가 크게 늘어나는 내년에 풀HD TV 수요가 전체 25.3%를 차지하는 데 이어 2010년에는 전체 절반(48%)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초반 시장 반응이 의외로 괜찮은 것도 업체들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6월 출시한 47인치 풀HD TV는 월 예상 판매량 500대보다 8배나 많이 팔려 공급부족 현상을 빚기도 했다. 소니코리아의 HD캠코더 판매비중은 올 초 10%에서 최근 30∼40%로 급증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HD급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해 HD 영상기기 판매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HD 영상기기 가격이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것도 대중화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60만원 안팎의 가격이 예상되는 PS3 출시에 맞춰 100만원을 호가하는 블루레이 플레이어 가격도 동반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이에 앞서 37인치·42인치 풀HD TV 가격을 기존 HD TV보다 10% 정도 비싼 수준에 맞추는 등 대중화를 위한 염가 정책을 선언했다.
방문수 삼성전자 상무는 “풀HD TV·블루레이 플레이어 등 고선명 영상기기 시장은 가격인하가 본격화될 내년께 본격 이륙할 전망이지만 사실상 올 하반기에 전초전에 돌입한다”며 “업체마다 HD 영상기기 풀 라인업을 갖추고 마케팅을 집중하는 ‘HD 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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