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장 `불량 AS 주의보`

 PC 시장에 ‘불량 애프터서비스(AS) 주의보’가 떨어졌다.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 등 주요 토종 PC 업체는 최근 전문 서비스 센터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를 도용해 무단으로 사용하는 유사 서비스 전문점이 급증하면서 소비자 피해는 물론이고 자체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

 삼보는 삼보컴퓨터와 연관된 상호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유사 서비스’ 가맹점을 추려 8월부터 법적 대응에 나서며 삼성과 LG전자도 서비스 체계를 새롭게 강화하는 분위기다.

 ◇불량 AS 백태=경기 불황으로 서비스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브랜드를 사칭한 유사 가맹업체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보컴퓨터는 31일 자체 조사 결과 삼보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전문점이 지정 전문점보다 무려 5배나 많다고 밝혔다. 이들 유사 서비스점은 ‘삼성·LG·TG삼보’처럼 브랜드 컴퓨터와 연관된 상호를 사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마치 브랜드 지정점인 것처럼 활동하지만 전문 기술 인력이 크게 부족하고 불친절해 브랜드의 직·간접적인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

 바가지 요금을 부과하기 일쑤며 무상 기간일 때는 지정 센터로 보내고 유상 AS는 자신들이 수리해 이익을 과도하게 취하는 등 편법으로 영업하고 있다.

 특히 ‘삼성·삼보·LG 서비스센터’로 등록해 무단으로 상호를 도용하고 여러 회사 제품을 동시에 서비스해 주면서 정품 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호환성 문제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박일환 삼보컴퓨터 대표는 “지난 상반기에 서비스 민원이 끊이지 않아 자체 조사 결과 무려 400개의 유사 가맹점을 적발했다”면서 “기본 상도의를 지키지 않고 소비자 불만이 높아져 이달부터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보컴퓨터는 유베이스와 공동으로 전국에 77개의 서비스 센터를 두고 있다. 적발된 400개는 전문 지정점보다 무려 5배나 높은 수치다.

 ◇전문 서비스 체계 강화=브랜드 PC업체의 서비스 체계도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 외산과 토종 브랜드 PC가 성능과 기술 면에서 별다른 차별성이 없어진 상황에서 AS는 사실상 경쟁력을 구분하는 잣대인데 자칫 유사 서비스점으로 전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이정준 LG전자 상무는 “유사 AS센터로 인해 발생하는 과중한 요금, 무상 AS에 따른 부담 등을 사전 차단해 고객 혼란을 방지하고 절약되는 비용을 서비스에 재투자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보는 무상 서비스와 함께 국내 77개 지정 서비스 센터 외에 삼보컴퓨터와 연관된 상호를 무단 사용하는 업체를 구분하는 등 AS 지정점 집중 점검을 시작했다. 또 이달부터 KT 전화국에 요청해 자사 상호를 사용하는 미확인 업체에 대한 전화번호부 삭제와 법적 대응을 강화키로 했다.

 삼성·LG전자도 서비스 지정점을 집중 점검하고 무단으로 브랜드를 사칭하는 가맹점을 단속하고 있다.

 서비스 단가표도 공개해 투명한 AS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삼보는 서비스 단가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현장기사의 부정 소지를 미리 방지하는 동시에 AS비용에 대한 고객 신뢰를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서비스 단가표 중 출장비·인건비 등 공임 부분을 포함한 세부 항목까지 공개해 믿고 맡길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제품 품질과 함께 가장 신경 쓰는 분야가 바로 서비스”라며 “전문 가맹점을 사칭하는 서비스 지정점에 따른 소비자 피해뿐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서비스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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