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차이나조이2006’은 중국 정부가 자국 게임산업에 얼마만큼 공을 들이고 있는지 잘 보여준 행사였다. 역으로 ‘중국 게임시장=한국 몫’으로 생각했던 우리 시각이 바뀌어야 할 때임을 느끼게 해준 대목이었다.
지난해 전체 참가업체 150여개, 국내외 게임 전문업체 80여개에서 올해 전체 참가사 100여개, 게임업체 50여개로 수치상으로 보면 언뜻 규모가 줄어든 듯하다.
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신규 중국산 게임의 발표 수는 지난해에 비해 50∼60% 증가했다는 보고를 내놓고 있다.
요약하자면 ‘숫가락 수는 감소했지만, 요리 가짓수는 급증한 셈’이다. 그만큼 식탁은 풍성해졌으며, 사실 이제부터 ‘식사다운 식사’가 가능해졌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압축 성장의 한복판에 중국 정부가 있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차이나조이에는 중국 중앙정부의 신문출판총국 게임 담당 서기가 정부 최고위급으로 참가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신문출판총국의 모든 ‘판호(ISDN 또는 전파·인쇄물 발행 허가증)’ 부여 권한을 가진 국장이 직접 참석해 테이프 커팅을 했다.
중국 내 거의 모든 방송·신문·인터넷포털·게임업체가 이번 차이나조이를 선전·홍보하는 ‘나팔수’로 나섰음은 당연한 일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2003·2004년을 거치면서 석유·철강·조선사업을 하는 거대 기업에서부터 초대형 인터넷기업까지 줄줄이 게임산업에 뛰어들었다가 이제 상당 부분 정리돼 가는 분위기란 것이다. 거품이 걷히고 있는 과정이다.
한국과 흡사한 과정이지만 중국은 변화에 빠르고 경험은 즉각 교본에 올리는 습성을 갖고 있다. 이런 ‘정제돼 가는’ 분위기를 행사에서 실감한 한국 업체 대표 대부분은 흥미 수준을 넘어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에 정부까지 힘을 보태고 있으니 말이다.
한국 온라인게임이 중국에서 1∼5위를 모두 차지했던 과거는 빨리 잊어야 한다. 현재 1∼5위 안에 한국산 온라인게임은 없다. 무섭게 달리고 있는 중국 게임산업 앞에서 거드름을 피웠다간 ‘바람’ 맞기 딱 좋은 시점이다.
상하이(중국)=디지털문화부·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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