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8년까지 기존의 마그네틱띠(MS) 방식의 신용카드를 IC카드로 완전 전환한다는 금융감독당국의 방침이 나온 지 2년이 넘었지만 결제용 단말기 보급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IC카드를 발급받아도 결제는 기존 방식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어 당초 보안성과 기능 강화 차원에서 결정된 IC카드 도입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현재 발급된 IC카드는 전체적으로 1200만장으로 추산되며 연말까지는 총 2000만장의 IC카드가 발급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올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카드의 45%를 전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를 판독할 단말기(동글) 보급은 통계를 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일부 대형유통점과 이동통신회사가 단말기를 설치하고 있지만 시험 서비스 단계에 머물고 있다.
금감원은 IC카드 전환 방침을 세우면서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카드사와 VAN사업자가 협의하도록 했다. 카드 발급사가 단말기까지 설치하는 외국과 달리 국내는 한국정보통신·KSNET·NICE·FDC코리아(옛 KMPS) 등 VAN업계가 약 200만대의 단말기를 보급해 왔다. 하지만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단말기 전환 비용이 VAN업계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고 카드사들 역시 IC카드 전환에 따른 비용부담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형편이다.
VAN업계 관계자는 “VAN업체들도 단말기 전환을 준비중이지만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아직까지는 발급된 IC카드의 수가 미미한 상황인만큼 추이를 보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이 업계의 합의와 활성화 방안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미 VAN업계가 단말기 설치를 추진중이며 여의치 않은 업체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에 앞서 카드사와 VAN업체 간 비용분담 또는 VAN 수수료 인상 등 조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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