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파워 ON](8)대한민국 로봇 산업별 현주소④잠들지 않는 파수꾼-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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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월드컵 현장에 투입됐던 경비로봇.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세계 보안장비 시장

 이달 초 세계인의 관심속에 막을 내린 독일 월드컵. 테러나 훌리건의 난동없이 성공적으로 월드컵을 치러낸 이면엔 경기장 전역에 포진된 16대의 경비로봇도 한 몫을 했다. 독일 벤처기업인 로보워치가 개발한 경비로봇 ‘오프로(OFRO)’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이면의 스타’ 중 하나로 부상했다. 오프로는 장애물이나 계단에 구애없이 최대시속 7.2㎞로 주행하며 위험물질의 냄새를 맡고, 현장의 영상을 보내며 24시간 감시를 해낸다.

로봇산업은 미래 전망에 대한 확신은 많지만 어떤 기능으로 자리매김할 지는 뚜렷하지 않은 게 현실. 이른바 킬러 서비스의 부재가 로봇산업의 가장 큰 딜레마다. 하지만 수요조사 때마다 청소로봇과 함께 항상 수위를 차지하는 것이 경비로봇이다. 로봇의 자율주행 기능과 CCTV카메라·센서, 네트워크 기능, 양방향 인터페이스 기능을 활용해 사람 대신 우리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기능이 로봇에 적합하다는 인식이다. 월드로보틱스는 “2007년경 경비로봇이 휴머노이드, 의료용 로봇과 함께 각각 3조5000만달러 규모를 가진 3대 로봇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스템경비 산업의 성장이 기회=보안서비스 시장은 인력경비에서 시스템경비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보안시장은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동반 성장하는데 이와 더불어 인건비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침입감지장치나 방호장치 등 첨단장비를 사용해 사람 없이도 경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경비는 인력경비를 빠르게 대체하며 국내 시장에서도 8500억원 대의 시장규모와 두자릿수 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세계 시장도 “보안 제품, 서비스 시장은 연 300억달러, 연 700억달러 이상으로 향후 10년간 7∼9%의 연간 성장률을 유지할 것(Hallcrest)”, “보안장비산업은 2008년 738억달러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홈네트워크의 핵심부문으로 떠오른 보안서비스에도 로봇의 활용도는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출동경비 업체인 캡스 강봉석 상품기획팀장은 “아직 경비로봇이 시장을 형성하지는 않았지만 홈네트워크 로봇에 보안기능을 추가하거나 기존 감시 경비 시스템을 지능화하면서 경비로봇이 상용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비로봇, 잇단 진출=경비로봇 세계 시장은 아직 시장형성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일본, 미국의 보안경비, 로봇 업체들의 관심도는 높다. 일본의 SOK, 세콤 등 시스템경비회사는 각각 C4, 로봇X 등의 경비로봇을 생산해 일부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후지쯔, 미국의 아이로봇 등도 마론-1, i로봇-LE 등의 경비로봇을 내놓고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진로봇이 KT의 홈네트워크 환경에서 보안기능을 갖춘 로보엔을 선보였고 모스트아이텍의 미르 등 많은 홈네트워크 로봇에 보안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디유하이텍은 로봇사업에 전격 진입하면서 독일 로보워치사와 전세계 생산권, 아시아 총판 독점권을 체결하고 내년부터 대규모 국내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DU로보를 설립해 보안로봇을 직접 국산화 개발하는 등 경비로봇 시장을 선도할 태세다. 케이컴스는 육사 화랑대 연구소와 제휴, 군사용 경비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경훈 디유하이텍 사장은 “청소로봇에 이어 다양한 로봇 시장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능형 보안로봇은 보안 뿐 아니라 국방, 감시, 정찰 등 범위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산자부는 성장동력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까지 360억원을 투입, △로봇통제시스템 △실내외용 경비 및 안전서비스 로봇시스템 △사회안전 휴대형 소형 경비로봇 개발 등을 추진키로 했다. 산자부는 개발에 이어 경비로봇을 신규 대단지 아파트, 공장, 항만, 관공서 등에 배치하는 시범사업으로 시장을 창출할 계획이다.

산자부 기획팀은 “시스템 경비 시장의 성장은 경비로봇 산업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일본과 미국에 시스템 경비 산업 의존도가 높아 △운동메커니즘 △인식기술 △부품기술 등의 핵심기술 확보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출동경비 업체는 ‘정중동’=에스원, 캡스 등 출동경비 주요 업체는 당장 로봇을 현장에 투입할 수는 없지만 기술적 대응을 충실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에스원은 산자부 경비로봇 기술개발 과제를 통해 경비로봇 ‘세콤로봇’의 프로토타입을 지난해 개발했다. 회사측은 스테레오 카메라 영상으로 침입자를 촬영해 전송하고 무선센서와 연동하는 기능을 탑재한 경비기능 가정용 로봇을 개발, 현재 보완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진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져 현장투입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캡스도 현재 시스템으로 화상전송과 램프, 경고음 등 현장조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로봇을 도입할 수요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회사측은 그러나 로봇제조업체와 기술협력을 지속하며 ‘청소로봇+보안로봇’ 등의 개발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입자가 원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경비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출동요원이 순찰을 자주하며 안정감을 주는 것”이라며 “경비로봇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비용절감 효과가 커졌을 때 도입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탐방(14)싸이맥스

◇싸이맥스

인원(연구인력)= 27명(한국6명, 미국3명, 일본8명)

설립= 2005년12월

매출= 2006년 상반기 26억4000만 원(올해 계획 37억원)

제품 군= 반도체 및 FPD 로봇, 유비쿼터스로봇, 홈 서비스 로봇, 툴 오토메이션 시스템



싸이맥스(대표 김성강·사진 http://www.cymechs.com)는 지난해 12월 설립 당시부터 미국과 일본에 연구개발(R&D)센터를 구축해 글로벌 기업으로 태어났다. 창업 7개월 만에 27억원 규모의 매출과 진공로봇 개발 성과를 낸 것은 한·미·일에서 로봇업체 경영과 R&D 경험을 고스란히 가진 멤버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클린로봇을 시작으로 툴 오토메이션의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표방하는 이 회사는 최근 가정 서비스로봇 시장 진입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싸이맥스USA를 설립하고 PRI오토메이션, 브룩스오토메이션 출신의 로봇 스페셜리스트를 영입했다. 이를 통해 신규시장 진출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유럽시장까지 로봇엔지니어링 서비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엔 정밀공업의 메카인 일본 나고야 에이텍으로부터 8명의 R&D인원(2명은 한국에서 파견)을 확보, 차세대 클린 로봇개발을 버팀목으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신성엔지니어링의 투자도 받았다. 이를 통해 반도체 진공공정과 대기공정간 인터페이스를 담당하는 EFEM(제품명 피닉스), 로드 포트 모듈(제품명 듀라포트) 등의 제품을 개발, 설립 7개월만에 27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엔 반도체용 초진공(10의 마이너스 9승 토르) 트랜스 챔버의 진공로봇(제품명 쿼드라 V) 개발을 끝내고, 이를 방폭환경 분야로 응용해 산업용, 군사용 지능형로봇으로 지속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쿼드라 로봇’은 그동안 수입에 의존했던 진공로봇의 국산화는 물론 산업용 로봇 수출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내년 말에는 신뢰성을 생명으로 하는 실버용 보조로봇, 방폭로봇, 홈서비스 로봇 등 미래지향적이고 일반 소비자 시장을 노린 다양한 로봇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성강 사장은 “산업용 로봇을 캐시카우로 확보하면 미국, 일본의 로봇 분야 선발업체와 장기적인 경쟁에서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며 “제조용 클린로봇의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홈 서비스 시장을 선도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성장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