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상생` 견해차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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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회 한국공학한림원 CEO조찬집담회’가 1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전·현직 기업 경영인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연사로 나선 변대규 휴맥스 사장(오른쪽)의 발표를 윤종용 공학한림원 회장이 경청하고 있다.

“대기업의 실무자는 (대중소기업) 상생에 관심도 없다.” “최근 (중소벤처) 기업인들은 뿌리가 약하다.”

1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전·현직 기업 경영인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50회 한국공학한림원 CEO 조찬집담회’. ‘오늘의 중견기업, 미래 한국 경제의 주역이 될 것인가’를 주제로 벤처1000억클럽과 공동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는 대중소기업의 상생 가능성을 엿보는 동시에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둘 간의 거리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연사로 나선 변대규 휴맥스 사장은 “지난 75년 이후 창업한 기업 가운데 국내 100대 기업에 드는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하다”며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을 넘어서기 힘든 현실을 지적했다.

변 사장은 “대기업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회는 우연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라며 “고여있는 물보다는 순환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학한림원 최연소 정회원이기도 한 변 사장은 대중소기업 관계에 대해서도 업계 선배들에게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대중소 상생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대기업 구매 담당자들을 만나보면 상생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이것도 새로운 대기업이 나오기 힘든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마이크를 넘겨받은 업계 선배들은 상생도 중요하지만 먼저 중소·벤처기업이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윤종용 공학한림원 회장은 “과거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 쌀가게부터 시작한 것을 비롯해 현대·한진그룹도 구멍가게에서 시작했다”고 전제하고 “중소기업이 돈·사람·기술없어 어렵다고 하지만 초기 대기업 사장들은 그런 것을 갖추고 시작했겠냐”고 반문했다.

행사를 주관한 이용경 공학한림원 최고경영인평의회 의장(KT연구개발센터 경영고문)도 “50년대 1대 기업가에 비해 현재 우리가 배출해내는 인재들은 역경을 이길 수 있는 인성이 약하다”며 후배 기업인들의 분발을 주문했다.

지난 2001년 CEO조찬집담회 1회 연사로 나선 바 있는 허진규 일진전기 회장은 “과거나 지금이나 어렵겠지만 중소기업도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벤처1000억클럽 회원사의 관계자는 “대중소기업이라는 민감한 부분에 대해 다소 견해차가 있었다”며 “하지만 양측이 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 협력하자는데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전했다.

윤 회장도 행사를 마무리하며 “무엇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인식 아래 대중소기업 모두 상호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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