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기술 `세계속으로`](23)동진쎄미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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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쎄미켐 연구원이 전자소재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더 많은 데이터를 더 작은 공간에 집어넣기 위한 반도체 고집적화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유비쿼터스 시대에 들어서고 개인들이 동영상·사진·MP3 파일 등의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DMB나 휴대폰·PDA 등 소형 모바일 기기에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수십 기가 이상의 대용량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는 생활 필수품이 됐다.

이에 따라 고집적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회로 선폭 줄이기도 계속돼 현재 70∼80㎚ 공정까지 양산 라인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노광 기술 및 소재를 이용한 공정으론 65㎚가 한계로 여겨지고 있으며 반도체 업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액침 노광 및 극자외선 노광 등의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동진쎄미켐(대표 이부섭 http://www.dongjin.com)은 차세대 노광 기술로 주목받는 액침 공정용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의 개발에 성공했다. 해외 업체가 주도하던 정밀 반도체 공정 재료 부분에서 우리의 입지를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액침 공정이란 노광장치와 웨이퍼 사이에 물을 넣어 이 물이 만드는 빛의 굴절을 이용해 미세한 반도체 패턴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45㎚ 수준으로 선폭을 좁힐 수 있어 세계 반도체 업계가 2010년을 목표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32㎚까지 선폭을 좁힐 수 있을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800년분의 일간신문과 MP3 음악 파일 6만4000곡, 2시간짜리 DVD급 영화 64편을 담을 수 있는 128Gb 용량의 메모리 반도체도 만들 수 있다. 현재 최고 용량의 반도체보다 30배 이상 많은 용량이다.

동진쎄미켐이 개발한 포토레지스트는 액침 공정 상용화의 가장 큰 난제였던 물이나 공기방울에 의한 회로 결함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 외산 제품의 경우 단위면적당 200∼300개 수준의 결함이 나타나는 반면 이 제품은 70개 미만으로 결함을 줄였다. 벨기에의 반도체 공정기술 관련 연구소 IMEC로부터 45㎚ 공정의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재료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인터뷰-윤희구 부사장

“유비쿼터스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재를 만들 것입니다.”

동진쎄미켐 윤희구 부사장(51)은 토종 전자소재 업체로서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발포제로 시작해 1980년대 국내 최초로 반도체용 봉지재(EMC)와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하며 반도체 공정 소재 전문 기업으로 변신한데 만족하지 않고 차세대 반도체 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것.

윤부사장은 이를 ‘사명감’이라 표현한다. 그는 “국산화율이 많이 높아졌다 하지만 반도체 분야의 고부가 공정소재는 아직 해외 의존도가 높다”며 “국내 소자 업체들이 현지에서 경쟁력있는 소재를 공급해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양산 적용 중인 불화크립톤(KrF) 및 ArF 포토레지스트에 이어 회로선폭 50㎚의 한계를 깰 수 있는 액침 및 극자외선 노광 공정용 포토레지스트까지 개발, 지속적으로 반도체 산업의 혁신에 나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국내 주요 기업과의 공동 개발 및 국제 협력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 PDP 및 OLED용 공정재료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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