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B2B e러닝]특명! 레드오션서 생존하라

간호사인 A씨는 요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온라인 교육 사이트에서 공부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굳이 학원에 가거나 정해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저렴한 가격으로 업무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임상 실무에서부터 간호 실무 영어회화, 의료분쟁법 상식에 이르기까지 세분화된 전문 강좌들이 A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그동안 양적인 고객 확보에 주력해왔던 B2B e러닝 기업들이 올해 들어 e러닝 콘텐츠의 질적 업그레이드와 전문화에 눈을 돌리면서 변화와 성장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간호사 A씨와 같이 건설·의료·영유아 보육·유통·금융 등 각종 전문직 종사자를 위한 강좌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주요 e러닝 전문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콘텐츠 제공이 필수불가결해진데다 시장 성장에 걸맞은 서비스 품질 제고가 기업의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선두 기업들이 점차 치열해지는 ‘레드오션’ 속에서 신규 시장 개척에도 활발히 나서 B2B e러닝 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변화무쌍한 하반기를 보내게 될 전망이다.

 

 #e러닝 시장 매년 30% 성장

 90년대 말 태동한 국내 e러닝 시장은 매년 30%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e러닝 산업의 사업영역은 솔루션과 콘텐츠, 서비스 3개 분야로 구분 가능한데 시장 규모에서 보면 2005년을 기준으로 총 1조4078억원 중 서비스 시장의 규모가 8897억원으로 60%를 상회하고 있다.

 e러닝 서비스 시장은 다시 수능·외국어 중심의 B2C 서비스 시장과 기업교육으로 대표되는 B2B 서비스 시장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특히 B2B 시장은 정부지원 확대 및 기업 e러닝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노동부가 그동안 집체훈련 위주로만 운영돼온 ‘근로자 개인수강금 지원제도’를 e러닝에도 적용함으로써 e러닝을 상대적으로 접할 기회가 적었던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근로자에게도 혜택이 주어지게 됐다.

 #선두 기업 시장 점유율 70% 상회

 최근 e러닝 서비스의 공급자 측면에서 보면 기업교육 시장에 대기업이 신규로 진출하는 등 시장 참여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까지 신규사업자가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일부 대형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05년을 기준으로 인터넷통신훈련 고용보험 환급과정 위탁교육 서비스 점유율은 크레듀 등 3∼4곳의 주요 교육서비스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70%를 상회할 정도로 업체 간의 우열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크레듀·사이버MBA·삼성SDS 등 몇몇 기업이 대다수 고객을 유치함으로써 군소 교육 서비스 업체는 경영과정, IT과정, 오프라인 과정 등 틈새영역에 특화된 서비스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또 일부 대기업의 연수원 및 공공기관들은 고용보험 환급과정을 직접 운영하기 위해 자체 훈련기관을 운영하는 있는 등 근로자 직업훈련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에 힘입어 e러닝은 앞으로도 직업교육에 있어서의 비중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e러닝 솔루션 개발업체는 극심한 가격경쟁에 직면해 있는 등 업계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e러닝 과정, 획기적 발전 거듭

 무엇보다 하반기 들어 주목할 것은 e러닝 교육과정 체계 및 내용이 양적·질적으로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창기의 e러닝 서비스는 주로 기초 직무교육 및 예절교육 등 교양교육 위주로 과정체계가 구성됐으나 최근에는 직종별 전문직무 교육에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제조업의 생산·공정·설계·품질과정, 서비스업의 안전·법규·자격취득 등 각 기업의 보안이 요구되는 핵심직무 교육에도 e러닝이 확산되고 있다.

 또 일반 근로자뿐만 아니라 직업군인·공무원·영아보육사·사회복지사 등 특수직업 종사자들도 e러닝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e러닝의 확산에 힘입어 최근에는 임직원 역량진단, 교육체계 수립, 교육운영 시스템 구축 및 과정개발, 학습운영 등을 패키지 형태로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e러닝 전문업체들도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개별적인 대응과 효율적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컨설팅·과정개발·학습지원에 이르는 역량을 구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인력 확보 및 양성을 위해 점차 대형화·글로벌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이른 것이다.

 한국U러닝연합회 관계자는 “e러닝의 보급 및 활용도 증가에 따라 최근 개발되고 있는 교육과정들은 현장에서 직면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기법을 도입하는 등 학습목표를 더욱 구체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내용의 구성 및 전개가 고급화돼고 있다”며 “학습운영 측면에서는 학습자간의 커뮤니티 확대, 강사와 학습자 간의 실시간 Q&A, 평가방법 다원화 등 자기주도적 학습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가 연구,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보급 활성화 정책 시급

 업계에서는 이 같은 e러닝의 적용범위 확대, 과정개발 및 운영기술 발전에 따른 이익이 각계 각층에 골고루 확산되고 평생교육의 주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수립 및 지원 확대, e러닝 업계의 서비스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중소기업의 핵심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에 e러닝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 전용 훈련카드제, 중소기업 컨소시엄 활성화 지원 정책 등은 e러닝 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그 결과가 주목할 만하다.

 또 지난해부터 실시되고 있는 근로자 수강 지원금 제도에 대한 정부 차원의 더욱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크레듀 관계자는 “근로자 수강 지원금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강좌를 개설, 운영중이지만 여전히 중소기업들은 잘 몰라서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별로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개인이 신청하기에 복잡한 절차 등도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소박스>근로자 수강지원금 제도란

 ‘근로자 수강지원금제도’는 직장인들의 자기계발 활동을 돕기 위해 노동부 장관이 승인하는 훈련과정을 수강하면 수강료를 최고 100%까지 지원해주는 제도다.

 수강지원금은 1년에 100만원(최대 5년간 300만원)까지 정부에서 지원해준다.

 이 제도의 지원대상은 △상시 근로자수가 300인 미만인 사업장에 재직중이며 고용보험을 납부하고 있는 근로자 △40세 이상의 재직 근로자 △이직 예정자 등이며 △근로계약 기간이 1년 이하인 계약직 △단시간 근로자 △파견근로자 등 비정규직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과정은 세무회계·자동차정비·웹디자인 등 일반과정이나 워드·인터넷활용·스프레드시트·프레젠테이션·데이터베이스 등 정보화 기초과정이 해당되며,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 과정은 오프라인 학원에서만 지원받을 수 있다.

 단 교육기관의 각 과정 수료기준에 따라 수료해야 수강료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학습 종료 30일 이내 필요한 서류를 구비한 뒤 지방노동관서에 접수하면 10일 이후 개인 계좌로 입금해준다.

 크레듀와 같은 전문기업이 학습자 편의를 위해 수강지원금 지급 신청을 대행해주기도 한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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